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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삼성에 '사과 문자'…국가에 맞먹는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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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삼성에 '사과 문자'…국가에 맞먹는 권력"

민주당 진보블럭 '더좋은미래', 첫 행사 주제는 '삼성'

민주당 내 진보성향 초·재선의원 22명으로 구성된 '더 좋은 미래' 모임(미래모임)이 첫 공식 행사의 주제로 '삼성 문제'를 내걸었다. 모임의 지향하는 바를 드러낸 주제다.

미래모임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 경제권력의 초상, 삼성재벌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미래모임 책임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한국 경제의 명암을 상징하는 '삼성 문제' 해결이야말로 우리 모임과 민주당이 지향하는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 문제를 진전시키는데 있어 외면할 수 없다"며 "그런 문제의식을 모아 첫 번째 행사를 열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 의원은 "1998년부터 소유구조 등 삼성 재벌의 문제를 지적해 왔는데, 20여 년이 된 시점에서 돌아보면 당시보다 삼성의 한국 경제·사회 전반 권력적 위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며 "기업 회장이 출국하거나 입국할 때마다 사진이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실리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고 유일한 기업이 삼성"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삼성의 기업적 성과를 폄하할 생각은 없고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면서도 "그러나 이 성과 뒤에는 고환율 정책으로 국민 희생과 삼성 노동자들의 희생이 뒷받침됐고, 수많은 하도급·납품업체 등 중소기업이 누려야할 이익이 삼성 계열사에 이전된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제일 중요한 문제는 노동"이라며 "삼성을 비판하는 것은 반기업적이고 삼성을 돕는 것이 한국 경제를 돕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노동 문제가 심각함에도 부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삼성과 재벌기업 간의 관계를 보면, 알려지지 않은 얘기인데 한동안 LG와 현대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의를 안 갔고 LG는 전경련 분담금도 안 냈다. 전경련은 지금 사실상 '삼성련'이고 재벌들 내부에서조차 삼성의 이익을 위해 나머지 재벌들의 의견이 묵살당하고 있다는 의견이 높게 올라와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은수미 의원은 삼성전자 여성 노동자들의 직업성 질병과 관련한 의정활동을 했으나 방송사가 취재를 해 가 놓고도 제때 방영되지 않았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한 선배 의원이 '그 정도 보도된 것만 해도 다행이다'고 하셨지만, 정치가 더 이상 좀 더 (언론에) 많이 났다는 것으로 자족할 문제는 아니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원식 의원도 비슷한 경험을 토로하며 "정말 만만치 않은, 국가에 맞먹는 정도의 권력이라는 느낌"이라고 탄식했고, 김현미 의원도 "(과거) 정무위원회에 있을 때, 우리가 성명서를 내기로 하면 내기도 전에 삼성에서 그 내용에 대해 질의를 해 오는 놀라운 경험도 했다"고 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우리가 삼성 박살내자는 게 아니다"

토론회 발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문제와 관련한 활동을 해온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와 위영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지회장이 맡았다. 위 지회장은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해 봤을 때, 삼성이 과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인지 의심스럽다"며 "저희는 근로기준법도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삼성을 타도하자, 박살내자는 게 아니다"라며 "삼성이 말하는 사회적 책임을 이제는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위 지회장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말을 증명하는 것과 같이 영화 <또 하나의 약속>도 상영을 못 하고 있다"며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해 기사를 올렸다고 삼성 관계자에게 '죄송하다, 미안하다' 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뉴스도 났다. 이런 사실에서 보면 삼성은 대한민국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것 같다"고 <프레시안>의 단독 보도를 인용해 논평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어제 '대기업은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하는데 노동자는 뭘 해도 안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하시더라"며 정치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 노무사는 "(저희도) 국정감사에서 열심히 증언했는데 뭐가 바뀌었느냐. 삼성을 견제하기 위한 법이라도 제대로 통과시켜 봤느냐, 직업성 암 산업재해 인정률이 0.1% 밖에 안되는데 그것을 1%로라도 만들기 위해 산재법을 만들었느냐"며 "싸움이 시작된지 7년이 됐는데, 올해는 영화까지 나왔으니 좀더 부각은 될지 몰라도 또 바뀌는 게 없으면 어쩌나 하는 조급한 마음이 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목희, 이인영 의원과 김성주, 남윤인순, 박완주, 박홍근, 배재정, 유은혜, 이학영, 진선미, 진성준, 홍익표, 홍종학 의원 등 미래모임 소속 의원 17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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