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연구원의 정민국 연구위원이 최근 펴낸 "한우 사육두수 및 가격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수입물량 변화와 한우 산지가격 전망'이라는 별도의 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한우 수소의 산지가격과 송아지 산지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4일 한우협회와 농협 등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농림부장관이 주재한 간담회에서 처음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시기와 갈비 등 수입되는 쇠고기의 부위에 따라 몇 가지 시나리오로 분류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한우 가격의 변화를 추정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쇠고기 검역기준을 놓고 기술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오는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은 총회를 개최해 미국의 광우병 위험등급을 재판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즉 한·미 간 기술협의와 OIE의 논의 결과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시기와 수입되는 쇠고기 부위가 달라지게 되고,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모와 한우 가격전망도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해 네 가지 경우의 수로 나눠 각 시나리오 별로 한우 가격을 전망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가지 경우의 수 중 한·미 간 쇠고기 검역기술 협의로 오는 4월부터 뼛조각 일부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발병 안정도를 상향조정한 OIE의 판정으로 7월부터 갈비까지 포함해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수송아지의 가격은 전년도에 비해 최대 20.9%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한우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두번째로 한·미 간 기술협의는 결렬되고 OIE의 미국 광우병 위험등급 판정결과 광우병 위험이 현저히 감소해 7월부터 갈비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이뤄지면 한우 수소의 산지가격은 전년도보다 4.4%포인트 하락하고, 송아지의 산지가격은 전년도보다 13.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번째로 한·미간 기술협의가 타결돼 뼛조각 일부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가 4월부터 반입되고 OIE의 판정이 현행 그대로 나올 경우에는 한우 수소의 산지가격은 전년도보다 2.6%포인트 하락한 419만 원, 송아지의 산지가격은 전년도보다 11.0%포인트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끝으로 한·미간 기술협의가 늦게 타결돼 오는 7월부터 뼛조각 일부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한우 수소의 산지가격은 전년도보다 2.3%포인트 하락한 420만 원, 송아지의 산지가격은 전년도보다 10.2%포인트 하락한 229만 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한편 이처럼 향후 국내 한우 가격에 미치는 결정적 변수인 한·미간 기술협의는 이달 초 진행됐지만 우리 측이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하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미국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일단 결렬됐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진행 과정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미 정치권과 업계의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오는 5월 개최되는 OIE의 총회에서 미국은 '광우병 위험도가 결정되지 않은 국가'에서 '광우병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로 재분류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OIE는 광우병 발병 위험도에 따라 위험도가 낮은 순서대로 '광우병 위험이 거의 없는 국가'와 '광우병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 '광우병 위험도가 결정되지 않은 국가' 등 3단계로 나누고 있다.
한편 한우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정당성 여부를 떠나 국내 한우 농가에서는 올해 중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발생하는 국내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협회 차원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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