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리조트 사고 "예견된 인재…6년간 점검 안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리조트 사고 "예견된 인재…6년간 점검 안해"

눈만 치웠어도…부실공사 의혹 제기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참사를 두고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짓기는 쉽지만 안전성은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시설을 세워놓고 관리에 소홀했다는 것.

리조트 운영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은 코오롱그룹의 계열사다. 사고가 일어난 체육관은 2009년 세워진 이후 한 번도 공식적인 안전점검을 받지 않았다. 체육시설이라 특별법에 따른 안전진단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운영사의 의지에 따라 점검 여부가 결정되는데, 코오롱은 6년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18일 오전 리조트 현장 지휘소를 찾아 "이번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와 가족에게도 엎드려 사죄한다"고 밝혔지만 '소 읽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영동지방에 대설특보가 이어지며 이례적인 강설량을 기록했는데도 리조트 측은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17일, 최근 1주일 동안 내린 눈으로 이 지역에 평균 50센티미터가 넘는 눈이 쌓여있었다. 1제곱미터 넓이에 눈 1미터가 쌓이면, 눈 무게는 100킬로그램을 넘는다. 체육관 지붕 면적은 1200제곱미터로 알려졌다. 리조트 측이 제설작업만 했어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하다못해 길가에 쌓인 눈만 치웠어도 소방차가 더 빨리 진입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폭설이 내린 지역에서도 눈 때문에 건물이 무너지는 일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애초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잘못된 부실공사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 경주 마우나 오션리조트 사고 현장에 18일 안경과 신발이 남겨져 있다. ⓒ연합뉴스

해당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다. 서로 다른 재료를 샌드위치 형태로 겹쳐 접착제로 붙인 특수 합판을 샌드위치 패널이라고 부른다. 강철로 골격을 세우고 종이, 목재, 스티로폼 등 가벼운 외장재로 외벽을 감싼다. 사고가 발생한 체육관처럼, 중간 기둥이 없는 넓은 건물에 많이 쓰인다. 샌드위치 패널은 설치가 쉽고 건축 비용이 저렴해 공장이나 창고 등에 많이 쓰인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안전은 담보할 수 없다.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1999년 발생한 화성 씨랜드 참사도 샌드위치 패널 화재 사고였다. 이 사고로 유치원생 19명을 포함한 23명이 숨졌다. 이후 샌드위치 패널의 화재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겨울철 눈 무게로 인한 붕괴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또 '출구가 한 개뿐이라 탈출하느라 우왕좌왕 했다'는 현장 증언이 이어짐에 따라, 비상구 등의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경북 경주경찰서는 18일 리조트 안전 책임자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건물 인허가 과정과 제설작업 미흡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김태환 안행위 위원장(새누리당)은 "불가피한 자연 재해 사고라기보다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에 가까운 사고"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대운 의원은 "눈이 그렇게 엄청나게 쌓였는데 시설점검하지 않은 것은 인재"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