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17일 오후 한국노총을 방문, 노사정 대화 재개와 현안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지난해 연말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며 정부에 요구했던 민주노총 공권력 투입에 대한 사과는 이날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화 내내 냉랭한 태도를 유지하며 신뢰 회복을 위한 정부 측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 장관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본부를 방문해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편 등 산적한 현안을 언급하며 "이 현안들을 사회적 파트너로서 대화로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방 장관은 "경색된 노정관계를 풀고 사회적 대화 복원에 노력할 것"이라며 "이벤트성이 아니라 고용노동부, 한국노총 임원들, 필요하다면 산별 (노조) 위원장들과 실무 차원에서라도 계속해서 대화가 모색되고 채널이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11개월 만의 방문이었지만 양측의 대화는 경색된 현 노정 관계를 그대로 반영한 듯 냉랭한 분위기에서 유지됐다. 김 위원장은 "불편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이야기하겠다"며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 등을 시발로 노동 기본권이 크게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공공부문에서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고강도 구조조정과 사용자 편향적인 통상임금 노동부 지침으로 긴장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가장 심각한 점은 노동부가 노동자 편이 아닌 경제 단체 편을 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화와 소통을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하며, 민주노총 공권력 투입에 대한 정부 측 사과와 텔레비전 '맞짱' 토론을 요청했다. 두 사안에 대해 방 장관은 특별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 장관의 한국노총 방문은, 지난 14일 국회에 설치된 환경노동위원회 산하 '노사정 사회적 논의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이하 소위)'가 고용노동부 및 노사정위원회의 역할을 사실상 대체한 것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 장관은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 자리에서 (현안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소위 설치를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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