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13일 국가정보원이 검찰을 통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한 중국공문서 3건이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공식 확인하였다. 또한 중국 정부는 공문과 인장의 위조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고 범죄 피의자에 대한 형사 책임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 사건이 한중 양국 간의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00년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체결하였고, 본 조약을 통해 양국은 형사사건의 수사에 공조하고 있다. 따라서 본 사건에서 누가 공문서를 위조했는지는 한국과 중국이 수사 공조를 통해서 확인해 갈 것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위조범 및 관련자들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문제 되고 있는 공문서위조는 정당한 작성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 명의의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대한민국 형법상 ‘공문서위조죄’에 해당한다. 공문서위조죄는 그 주체가 공무원인지 사인(私人)인지를 구분하지 않는다. 또한 공문서위조죄는 벌금형이 없는 무거운 죄로 취급된다. 이는 문서의 진정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공문서위조죄가 인정되면 위조범은 대한민국 형법 제225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한편, 중국에서는 국가기관의 공문서, 증명서, 인장 등을 위조할 경우 공공질서교란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중화인민공화국 형법 제280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유기징역, 구역(1년 이상 6개월 이하의 단기 징역), 관제(구금하지 않고 공안기관이 군중의 감독에 의지해 3개월에서 2년간 범죄자를 개조하는 형벌) 또는 정치권리 박탈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사안이 엄중한 경우, 본 법에 따라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유기 징역에 처할 수도 있다. 본 법의 규정은 외국인의 범죄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든 중국에서든 양국의 국민이 여러 가지 공문서위조를 통하여 처벌받는 사건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와 같이 국정원과 같은 국가 기관이 개입하여 타국의 공문서를 위조하여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지금까지는 없었다.
더욱이 중국이 중국 영사관을 통해 보낸 회신에서 공문서위조에 대한 수사 공조를 요청한 만큼 이에 대해 수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국정원과 검찰이 공문서위조 행위에 개입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국내외적인 파장이 클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국내적으로는 본사건 가담자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일 범죄의 재발 방지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본사건 수사에 중국이 개입되어 있는 만큼 중국과의 사건 공조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실추된 국격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나아가 이번 사건을 통해서 중국에서는 공문서 위변조를 싼값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이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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