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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兩岸)관계를 보면 중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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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兩岸)관계를 보면 중국이 보인다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양안 관계로 한중관계 로드맵 마련해야

지난해 8월에 이어 지난달 대만 출장길에 방문하는 기관마다 “양안 관계에서 바라본…”이라는 포스터와 알리는 글들을 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우리와 교류관계가 있는 중국의 대학을 탐색할 때도 자주 눈에 띠었다. 대체로 교육, 문화, 경제에 관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음식점이나 호텔, 지하철과 대만 고속철을 타고 가는 과정에서도 시끄러운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을 통하여 교류가 많다는 느낌이 들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급증하는 중국 사람들이 대만 특산품인 금문고량주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여 대만사람들은 타이베이(臺北)에서 쉽사리 구하기 어렵다고 불평하였다.
양안 관계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말한다. 왜 양국관계가 아닌가 하면 이들은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1949년 이후 양안 관계는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하면서 본격화되었고, 1971년 중국의 UN 복귀와 대만의 축출을 통해 갈등이 깊어졌다. 그러나 대만과 중국은 각각 반관반민 성격의 해협교류기금회(海峽交流基金會, 1991.2 설립)와 해협양안관계협회(海峽兩岸關係協會, 1991.12 설립)를 통해 민간 차원의 인적·물적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교류협력을 제도화하고 각종 채널을 통한 정치적 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하였다.
실제적인 양안 관계로 진입하게 된 것은 2008년 마잉주(馬英九) 정권 출범 이후 3통(통우·通郵, 통상·通商, 통항·通航) 즉, 우편물 교환, 직접교역, 항공기와 선박의 직항로 개설이 전면적으로 이루어지며(2008년 11월) 달성되었다. 이후 2010년 6월에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의 체결, 중국인의 대만여행 자유화(2010년 12월), 안정적인 양안 관계 유지를 강조하는 마잉주의 재선 성공(2012년 1월) 등을 계기로 양안 관계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교류협력 단계로 접어들었다.

▲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은 11일(현지시간)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자금산장(紫金山莊) 호텔에서 장관급 회담 전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지금까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가 8차에 걸친 고위급회담을 통하여 19개의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먼저 인적교류 차원에서 보면 2013년도에 500만 명이 넘는 대만인이 중국을 방문하였고, 26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에서 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2009년 96만 명이 방문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에서는 부작용도 호소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30만 명의 중국여성이 대만에서 결혼을 하였으며, 출장 중에 방문한 대학에서는 중국 학생들의 입학이 증가하여 기숙사를 확장하고 있었다. 또한, 사회·문화교류는 학술분야에서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내용과 범위에서도 확대되고 있고, 언론과 문화·체육교류도 몹시 활발하다.
교류협력의 핵심은 경제교류에 있다. 2013년 11월 말 현재 교역액을 보면 대만이 1132억 달러이고 중국은 1807억 달러로 대만은 정체상태이나 중국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의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6.8%로 수입의 15.7%보다 높고, 중국은 반대로 수출 비중은 1.9%인데 비하여 수입은 8.1%로 바뀌어 있다. 물론 투자의 경우 대만은 80%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양안 간 경제협력시스템 구축을 위해 체결된 ECFA(경제협력기본협정, 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 는 대만의 경제적 실익 추구와 통일을 염두에 둔 중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양측의 전략적 고려가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806개 품목을 2년 내, 3단계에 걸쳐 관세를 인하한 후, 최종적으로 상호 무관세를 시행하는 조기자유화프로그램(Early Harvest Program)의 도입에 따라, 중국은 10가지 539개 품목을 개방하고, 대만은 4가지 267개 품목을 개방하기로 하였다. 특히, 대만의 취약산업, 농산품 개방 및 중국 인력 이동에 대한 부분을 협정에서 제외한 것은 중국–대만 간 비대칭적 불균형 구조가 교류협력의 기초라는 사실을 대변하고 있다.
양안 관계를 탐색해 보면, 중화권 경제의 통합이라는 시각에서 방향과 내용을 파악하여 한중관계의 전략적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중국과 홍콩이 2003년 CEPA(Closer Economic Partnership Arrangement)의 체결로 공식적인 교류의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고 가까운 광둥성(广东省)과 연결되는 통합으로 진화되고 있듯이, 중국과 대만도 ECFA를 근간으로 하여 푸젠성(福建省)과 연계한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회계·은행·보험·전문 설계·병원 서비스 등 11개 부문에서, 대만은 연구개발·유통·은행 등 9개 부문을 개방함으로써 중화권 경제의 통합을 진척시켰다. 이어서 중국은 지난해 9월 상하이자유무역지구 핵심사업인 금융·항운서비스와 무역·거래서비스, 전문서비스, 문화·사회 서비스의 개방으로 나아갔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8월 방영된 tvN의 <꽃보다 할배> 영향으로 대만행 비행기는 관광객으로 매일 가득 찬다. 2013년 대만으로 출국한 한국인의 숫자는 30만 명에 이르러 전년대비 30%를 넘었다. 그러나 1992년 대만과 외교단절이라는 아픔을 건너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더욱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관광을 넘어 보다 폭넓은 교류와 협력이 시급한 것이다. 양안 관계라는 분야별 협의와 축적된 자료는 우리의 안목을 넓힐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안테나이기 때문이다.
물론 급변하는 중국의 기업환경을 볼 때 대만과의 합작에 의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나 대만에의 투자를 통한 시장개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등으로 옮겨온 우리 기업들의 노사관계에서의 어려움은 더욱 안정된 여건과 사회문화적 유사성으로 대만이 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중진국 함정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도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용 및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중국 서비스산업시장은 지나칠 수 없는 시장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대만과의 밀착된 협력은 ECFA의 경험과 네트워크에 파고드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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