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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팀 '소치판 우생순' 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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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팀 '소치판 우생순' 일낼까

사상 첫 올림픽 출전… 한일전부터 넘어서라

소치 동계올림픽 경기 중 아직 국내 스포츠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종목은 아무래도 피겨 스케이팅, 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이 몇몇 종목에 그친다.

그런에 요즘 국내 언론에서도 여자 대표팀 때문에 주목하는 종목이 있다. 바로 컬링이다. 컬링이 뭔지, 컬링에 여자 대표팀이 있었나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미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2004년 아테네올핌릭에서 연출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감동을 재연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신미성, 김지선, 이슬비, 김은지, 엄민지 등 경기도청 단일팀으로 구성된 여자 컬링팀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1994년 한국에 컬링이 도입된 지 20년 만에 이룬 올림픽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첫 올림픽 출전의 영광을 안기까지 과정은 배고프고, 험난했다.
2009년 중학교 교감이던 정영섭 감독이 여기저기서 컬링을 할 만한 선수들을 끌어모은 게 한국 여자 컬링팀 역사의 시작이다. 중국에서 떠돌이 유학을 하던 김지선,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유치원 교사를 하던 이슬비, 학비가 없어 학업을 포기하려던 김은지 등이 정 감독의 부름을 받고 모였다.

선수단은 얼추 꾸렸지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란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훈련비는커녕 시설이나 장비도 부족했다. 국내에 컬링을 할 수 있는 경기장은 단 두 곳이라 쇼트트랙 선수들 사이에 끼어서 눈치를 보며 훈련을 해야 했다. 숙식 문제는 모텔을 전전하면서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해결했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김지선(가운데)이 11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조심스럽게 스톤을 밀고 있다. ⓒ

컬링 선수들이 들고다니는 빗자루처럼 생긴 ‘브룸’ 때문에 ‘청소 아줌마’로 오해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청소 아줌마'들로 오해받던
여자 컬링 대표팀은 2012년 창단 직후부터 자타가 공인하는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는 실력을 보여줬다.

창단 첫해인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우승팀 스웨덴을 9대 8로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출전해 세계 4강 신화를 달성했다. 특히 컬링 종주국이자 개최국이었던 세계 랭킹 2위 캐나다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쳐 준결승에 진출한 쾌거였다.

이후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열린 중국오픈 결승에서 또 한 번 캐나다를 꺾고 우승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 컬링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아시아 여자 컬링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열악한 훈련 환경과 비인기 종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고 이룬 쾌거였기에 이같은 성과는 더욱 짜릿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이라도 딴다면, 여자 핸드볼팀이 생활고와 ‘한데볼’이라는 주변의 비아냥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값진 은메달을 일궈냈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비견할 만한 일대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세계 강호와는 아직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영국의 스포츠 베팅업체 비윈이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발표한 여자 컬링 우승 배당률에서 한국은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201대 1을 기록했다. 우승 확률이 가장 낮다는 의미다. 우승 후보 캐나다(2.30대1)의 배당금보다 무려 100배나 높다.

엄동설한에 피는 꽃처럼, 여자 컬링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소치판 우생순’을 만들 수 있을까. 11일 첫 상대는 일본이다. 여자 컬링 대표팀의 '반란'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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