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개최국 러시아 언론이 현재 가장 주목하는 선수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5)다. 올해 유럽선수권 여자 싱글 부분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리프니츠카야는 2010년 올림픽 여자 싱글 우승자인 김연아(23)의 대항마로 자국 언론의 기대를 받았다.
단체전 우승 과정에서 획득한 프리프로그램 총점 141.51은 2위 그레이시 골드(18·미국)의 129.38을 압도했음은 물론이고 유럽선수권 우승 당시의 139.75도 능가하는 호성적이었다.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시점은 만 15세 8개월 5일(5730일)인데 일부 러시아 언론은 동계올림픽 최연소 우승자라고 보도했다.
리프니츠카야가 1998년 올림픽 여자 싱글 부분 우승자 타라 리핀스키(31·미국)보다 6일 빨랐다는 부연 설명이 있기도 했고, 이후에는 1936년 올림픽 페어 부분 금메달리스트인 막시 허버(사망)의 만 15세 4개월 5일에 이어 두 번째 최연소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대한민국의 언론도 마찬가지인데 <쿠키뉴스>와 <스포츠투데이> 등은 최연소 금메달,
그러나 리프니츠카야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아님은 물론이고 역대 두 번째도 아니며 단지 구소련과 독립국가연합, 러시아의 올림픽 역사상 최연소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대한민국 선수임에도 이를 모르는 국내 현실이 개탄스럽다.
10일, 러시아 메이저 포털사이트 중 하나인 <메일>의 소치 올림픽 특집 섹션도 “리프니츠카야는 동계올림픽 최연소 챔피언이 아니며 남한의 김용미가 기록 보유자”라고 전했다.
김용미는 ‘김윤미’의 오타인데 1980년 12월 1일생인 그녀는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했다.(현지시각 기준 1994년 2월 24일) 김윤미는 당시 만 13세 89일에 불과했다. 게다가 김윤미는 1998년 같은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개인 통산 올림픽 2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기록을 자국인이 갖고 있음에도 외신의 오보를 그대로 쫓아 리프니츠카야가 동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다, 1936년 이후 최연소 우승자라는 등의 보도를 하는 국내 언론은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1994년의 일을 왜 기억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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