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7일 "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 달러, 5년 간 300만 개의 일자리 창출 등의 이야기는 의욕적이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메시지"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각각 내놓은 '경제성장 7%', '국민소득 4만 달러' 등의 경제비전을 정면에서 비판한 것이다.
"아무리 계산해 봐도 6.4%"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패거리 정치'와 '줄 세우기'가 횡행하는 구태 정치를 갖고는 우리나라를 살리는 것이 요원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7% 성장, 세계 7위를 아무리 외쳐도 그것은 국민 기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숫자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고, 구체적인 사업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경제정책에 관해 나에게 도움을 주는 분들의 계산으로는 성실하게 아무리 짜도 (경제성장률이) 6.4%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럼 내가 6.4%를 하겠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얼마나 쩨쩨해 보이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7% 경제성장' 공약의 허상을 지적하며 에둘러 부각시킨 자신의 6.4% 경제성장률의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8%성장, 5만 달러 달성, 5년 내 G7에 진입하겠다는 약속을 할 줄 모르는 나는 정치인으로서 바보일 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면 그동안 구상했던 경제정책의 스케일이 작다고 다시 바꿔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손 전 지사는 "그러나 나는 국민들이 그런 손학규를 인정해 주길 바란다"면서 "5000만 국민 모두가 스스로 대통령인 양 생각하게 만드는 게 내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당장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공약들은 비전이 아니다. 지금은 개발시대, 토목공사로 나라를 살릴 때가 아니다"면서 "국토개조가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 영토를 넓혀야 한다. 사람을 키워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과 관련해 그는 "경제를 파탄시키고, 사회를 분열시키고 국민을 좌절시킨 노무현 대통령을 국민은 거부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시계추가 지금과 완전히 반대(한나라당)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권위주의적 정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으로는 안 된다. 노 대통령이 이렇다고 해서 시계추가 완전히 반대편에 머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탈당과 관련해 그는 "'100년 정당'을 목표로 했는데 아직 집권이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해체 위기에 처했다"며 "아직 민주주의가 완성된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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