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7일 "빠른 시일 내에 한미 FTA 문제, 민생문제 등에 대해 대통령과 만나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당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표는 "가능하면 개헌문제와는 무관하게 이야기했으면 좋겠지만 대화에는 상대가 있는 것 아니냐"며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할 수 있겠는가. (개헌 문제도) 열어 놓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9일로 예정된 노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간의 회담과 관련해 문 대표는 "'민생회담'이라고 하더니 주된 의제는 민생과는 거리가 먼 사학법과 사법개혁법안"이라며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 한미 FTA 문제 등이야말로 민생문제다. 대통령이 민생 때문에 (야당과) 만나려면 강재섭 대표가 아니라 민노당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는 "한미 FTA는 망국적 밀실협상, 졸속협상이라고 분명히 확신한다"면서 "청와대에 자리를 까는 한이 있더라고 담판을 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 '원포인트' 제외하면 국회 발의도 가능
문 대표는 "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만일 대통령이 발의를 하지 않고, 또 '원포인트' 개헌을 고집하지 않고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의원발의 등의 형태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개헌을 하려면 포괄적 개헌을 해야 한다"며 "토지공개념 등 경제민주화 내용과 통일을 위한 영토조항, 정치개혁을 위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표는 "한나라당이 말하는 '민생'은 건설업자들의 땅 구매 비용을 덜어주는 '반값아파트', 사학재단의 책임을 묻지 않고 다른 곳에 써야 할 예산을 투입하는 '반값등록금' 등 기만적인 반쪽짜리 민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민생은 추상적이어선 안 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최저임금 문제"라며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큰 거대담론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가장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책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여야 정치권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정치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10만 당원과 함께 서민의 희망 만들겠다"
문 대표는 "노동운동을 30년 동안 하다가 당 대표가 됐다. 노동자, 농민, 서민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책임감이 큰 자리인지 절감했다"고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를 밝히면서 "당 내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돌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최고위원회를 통과한 선거인단 모집을 통한 대선후보 선출방식과 관련해 문 대표는 "찬성하는 사람이 절반은 되지만 3분의 2는 되지 못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가장 어렵다"며 "적절한 논의를 통해 조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방식은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어 진성당원의 비율을 51%, 선거인단의 비율을 49%로 해 일반당원과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자는 것. 현재 민노당의 당헌은 진성당원 직선제로 돼 있다. 그러나 당헌 변경을 위해선 오는 25일로 예정된 당 대회에서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만큼 실제 도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어 그는 "앞으로 당원의 수를 늘려 10만 당원, 정치 지망생이 아닌 노동, 농민, 서민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10만 당원과 함께 반드시 서민의 희망을 만들겠다"며 "국민들의 민생을 책임질 정당은 민노당뿐이다. 오는 대선과 총선에서 민노당은 반드시 서민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