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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국 매춘부 추방하자"는 일본 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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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국 매춘부 추방하자"는 일본 극우

[편집국에서] 일본 우경화 비판하지만 우리는 과연…

<허핑턴포스트재팬>(http://www.huffingtonpost.jp/)에 야마구치 이와오(山口巌)라는 자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컨설팅 업체 대표라고 하는데, 우리 시각에서 보면 '극우' 논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을 비난하는 글을 자주 올린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글은 "아베 정권은 더 이상 '종군 위안부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安倍政権はこれ以上「従軍慰安婦問題」を放置すべきではない)는 제목의 글이다.

일본 극우의 한국에 대한 속마음

그는 최근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열린 우리 만화가들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만화 기획전'을 두고 "한국의 폭거"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위안부 관련 해외 캠페인을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이런 폭거가 반복되면 국제 사회에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한 피해가 커질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위안부의 존재는 부정하지 않으나, 일본군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는 객관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한국의 날조"라고 했다.

▲ 허핑턴포스트재팬 화면.
그는 또 "폭거의 배경은 직접적으로 일본의 이미지 하락을 노린 것이고, 이후에는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해올 것"이라면서 "그러나 1965년 체결한 한일협정에서 일본은 당시 한국 정부의 예산의 2배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하고 일체의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일협정'에 관해 그는 "한국은 사사건건 독일과 비교해 일본을 비방하지만, 독일은 2차 대전 중에 합병한 오스트리아에 대해 전후 1마르크도 배상금으로 지급한 적이 없다"면서 "교전 사실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것인데 한국은 이 사실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자는 다른 글에서도 "조선은 청나라의 책봉국가였는데, 청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해 독립국가가 될 수 있었으며, 이후 러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뒤 구미 열강의 합의 하에 병합해 통치한 것일 뿐,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적이 없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그가 내놓는 '일본 정부의 대응 처방'이다. 그 스스로도 "극약 처방"이라고 했는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내의 한국인 매춘부를 일제히 강제송환 시키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정화 목적으로 불법 매춘 조직에 메스를 가하면 한국 정부라 할지라도 불평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의 혐한 감정은 다음 대목에서 기가 막힐 수준이다. 그는 "기생으로 상징되는 한반도에서의 매춘은 10세기 이상에 걸쳐 용인돼 온 여성의 직업"이라며 "그런 역사적 배경으로 한국이 '성매매 수출 대국'이 된 것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이와 같은 망신을 입히면 "전세계가 한국의 실태를 이해하는 동시에 '종군 위안부 문제'가 한국의 날조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맹목적인 한국 비난 속에는 뜨끔한 대목도 있다. "역사를 직시해야 할 곳은 오히려 한국"(歴史を直視すべきは寧ろ韓国)이라는 글에서는 그는 제주도 4.3 사건과 관련해 많은 도민들이 일본으로 건너간 점, 박정희 대통령의 결정으로 참전한 베트남 전쟁에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역시 지휘관이었던 탓에 "학살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전쟁을 비판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군을 동원해 진압한 점 등 한국의 현대사 사건을 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입만 열면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라'고 설교를 하고 있지만 적어도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역사에 대해서는 한국 역시 날조와 불편한 사실에 대한 회피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이 자의 주장 배경에는 "한국은 '지역 차별' 외에도 '성'(姓)에 의한 차별이나 '본관'에 의한 사회규범이 뿌리 깊게 남아 차별 의식이 매우 높은 국가"라는 둥, "지역 차별에 의한 것"이라는 왜곡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 우경화 비판하는 우리는…

이런 글에 흥분만 할 것이 아니라 한중일 긴장 관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유감스럽게도 일본 정치의 우경화에 따라 이와 같은 주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재팬>에서 그의 '위안부' 글은 인기기사 목록에 올라가 있고, 페이스북 '좋아요'도 700건 넘게 등록돼 있다. 일본에서 이와 같은 목소리가 커질 때마다 국내에서는 자연스레 반일 감정도 높아지게 돼 있다.

그러나 일본 내에는 여전히 많은 양심적인 목소리가 있고, 적어도 이와 같은 문제에 중립적인(혹은 관심이 없는) 일본인들이 더 많다. 맹목적인 반일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이들을 적으로 돌려 세우는 것과 같다. 팔은 안으로 굽게 돼 있다. 일본인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극우 세력을 비판할 때는 명확하게 구분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또한 일본과의 국제적인 여론 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본에 비해 양심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뉴욕타임스>가 사설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 그 예다. 우리 안의 교과서 문제조차 바로 잡지 못 한다면 일본 극우세력에게 꼬투리만 잡힐 뿐이다. 야마구치 이와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지만, 한국 현대사에 대한 그의 비난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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