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 "한나라 분열하면 이 땅에 못 살아"

원희룡 "색깔론과 줄세우기가 분열의 씨앗 될 수도"

한나라당 경선관리 기구인 '2007 국민승리위원회' 위원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2일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분열 가능성과 관련해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고 높은 양식이 있기 때문에 당이 분열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자체의 분열이나 자체의 잘못으로 인해 (집권 실패를) 세 번째 반복한다면 이 땅에 살지 못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 자체도 소멸되고 국민과 역사와 민족 앞에 큰 죄인으로서의 누명을 벗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이번에 (집권에) 실패하면 세 번째 실패인데 과거 두 번의 실패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며 "개인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왔다 갔다 하는데 누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단속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 후에 어떤 사람이 떨어져 나간다거나 그 전에라도 따로 나가서 분열을 가져오게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친박 인사들이 입 맞춘 듯 들고 일어나"
  
  김 위원장은 이어 유석춘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과 김용갑 의원이 고진화, 원희룡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 "그 자체가 한나라당이 폭넓은 국민 정당으로서 오히려 건강성을 과시하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희룡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잇달아 출연해 "색깔론을 내세워 국회의원들을 쫒아내는 게 참정치운동본부의 존재목적인지 참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특히 "색깔공방이나 서로 배타적인 줄세우기와 세력경쟁이 이뤄지면서 분열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참정치운동본부나 아니면 특정 주자진영에 가까운 분들이 이렇게 앞장서는 뜻을 정말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지금 당 내 경선이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고, 긴급조치라든지 유신이라든지 이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인사 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인사들이 우선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것이 지금 들고 일어나고 있다"고 사실상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취임했을 때 '정수장학회'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니까 당내에 갑자기 '국가정체성 수호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져 전면적인 색깔론에 돌입한 적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최근의 정체성 논란은 친박근혜 계열로 분류되는 김용갑 의원, 전여옥 최고위원 등이 이끌어 왔다.
  
  이 가운데 김용갑 의원은 지난 1일 개인 성명을 통해 "원희룡, 고진화 의원은 그 동안 한나라당의 이념과 정체성, 노선에 역행하면서 당론에 반대하는 것이 다반사였다"며 "대통령 선거가 어린애들 장난도 아닌데, 이들이 나와 경선이 엇박자가 나고 분위기를 흐리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고진화 의원을 겨냥해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면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며 "당에서 공천을 주고 의료보험료도 내 주는데 다른 곳에 가서 놀고 어울린다면 당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승리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맹형규 의원은 2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서 "한나라당의 강점은 다양한 칼라의 사람들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꼭 자기와 이념이나 생각을 달리 한다고 해서 누구는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