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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천막 자진 철거한 청소노조에 "떼법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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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천막 자진 철거한 청소노조에 "떼법 단체"

"공지 전파해준 총학생회엔 감사" 인사도…노조 "심히 유감"

중앙대학교 행정부총장이 29일 오전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중앙인'에 청소 노동자들을 "떼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단체"로 묘사했다가 일부 표현을 삭제해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글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근로조건 개선 등을 내걸고 파업 중인 청소 노동자들이 이날 오전 천막 농성을 해제한 데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담은 글이다. 

중앙대 청소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졸업과 입학식을 앞둔 학생들에게 더는 피해를 줄 수 없다며 천막 농성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12년간 대학 입시에 매달려 온 신입생들이 부푼 희망을 안고 교정에 들어설 날이 다가오고 있다"며 "신입생들이 봄날 햇살처럼 화사하게 교정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 문제 해결을 잠시 뒤로 미루고 조건 없이 천막을 접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28일 (이용구) 총장님을 만나 2월 말로 다가온 용역 업체 변경 시 현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할 것과 노사 갈등을 유발하는 악덕 업체와는 계약을 체결하지 말 것,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노력하겠다'는 총장님의 대답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중앙대 "지금 당장 어려움 있다 해도 '떼법'과는 타협 안 해" 

청소 노동자들이 이러한 입장을 밝히고 농성장을 철거한 지 2시간 여 만인 이날 오후 12시 44분, 이 학교 행정부총장은 청소 노동자들을 '떼쟁이'에 비유한 글을 공지한 후 일부 내용을 삭제했다. 

최초 글에서 중앙대 행정부총장은 "대학본부는 (콧노래 금지 등을 담은) 용역 업체와의 계약서 일부 조항 등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수정 및 개선을 했으며 대학이 해줄 수 없는 부분은 흔들림 없이 철저하게 원칙에 입각한 대응을 했다"며 "이는 지금 당장 어려움이 있다 해도 이른바 '떼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어떤 단체와도 원칙을 벗어나는 타협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대학의 철저한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관련 기사 보기: 중앙대, '콧노래·잡담 금지'…"불법 투성이 계약서")

이후 중앙대 행정부총장은 해당 글에서 '떼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단체'를 '과도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단체'로 수정했다. 중앙대 홍보실 측은 "처음 업로드한 글에 '떼법'이란 표현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홍보실장의 수정 지시가 있어 새 글을 업로드했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 중앙대 청소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서비스지부(이하 서경지부) 한혁 조직국장은 "어떤 경우에도 진심은 통한다고 믿었는데, 청소 노동자들의 진심마저 통하지 않는 중앙대에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뒤늦게 일부 표현을 삭제하긴 했지만 글 전반을 관통하는 꼿꼿한 태도는 어제(28일) 면담 때 이용구 총장이 보였던 태도와도 굉장히 상반돼 있어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중앙대 "학내 공지 전파해준 총학생회 등에 감사"

해당 글에서 부총장은 "수차례에 걸친 학내 공지와 현황 전파 노력에 동참해주신 총학생회 및 중운위(중앙운영위원회․단과대 학생회장 등으로 구성된 학생들의 자치적 의사결정기구), 그리고 동창회 등에 이 문제를 바로잡는 데 큰 힘이 되었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를 드린다"며 "오히려 우리 대학 내의 일부 구성원들이 서경지부의 입장을 대변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 부분은 아쉽다"고도 썼다.

앞서 중앙대 총학생회는 지난 15일 "민주노총은 중앙대에서 철수하라"는 공문을 서경지부에 보내며, 그 이유로 민주노총의 교섭 상대는 용역 업체이지 중앙대가 아니며 청소 파업으로 중앙대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총학생회의 이 같은 주장은 그간 학교 본부가 내세워 온 논리와 대동소이해 "총학생회가 학교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는 학내외 비난을 샀다. (☞ 관련 기사 보기 : '중베', 두산의 억압 정치가 만든 '기형 커뮤니티')

서경지부 한 부장은 "오늘 오전까지도 학교 측과 농성 해제 방식에 대해 논의하며, 조용히 정리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그럼에도 농성 해제와 동시에 청소 노조 파업을 지지했던 학생들을 배격하고 총학생회를 칭찬하는 부총장 명의의 글이 나온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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