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건물 설계에 참여하는 교사들
이 학교는 학교 건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작은 우주라고 불리는 이 학교 건물은 이 학교의 교육과정의 특성과 공동체적 성격을 조화롭게 구현하고 있었다. 이 학교 역시 설계 단계부터 학교의 교사들과 소통하면서 건물을 완성하였다.
가운데는 광장 구조로 만들고 3개의 마을 구조를 따라 교과 교실이 배치되어 있다. 중간에 공강 시간에는 학생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건물은 전반적으로 투명하고 밝게 지어졌다. 시설 수준이 부럽기도 했는데 그것이 단순히 재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건물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학교의 교육 철학을 반영하여 지을 수 있는 의식 구조와 지원 체제가 부러웠다.
"학교에 넉넉한 휴식 공간은 필수다"
▲ 조르벤포 고등학교 수업 장면. ⓒ<좋은교사> |
학교 시설과 관련하여 우리 팀의 일부가 방문한 유치원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벽을 펼치니 침대가 나오고 교실 곳곳에 소파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최대한 집처럼 여기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유치원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들의 휴식 공간을 넉넉하게 마련해 두고 있었다. 어쩌면 집보다 더 머물고 싶은 공간이 아닐까 싶다.
생후 2개월 아기를 추운 곳에서 재운다…강인한 신체 단련 전통
참고로 유치원 교육에 대해 들은 바를 간단히 소개한다. 핀란드에서는 생후 2개월만 지나면 낮잠을 재울 때 바깥에서 재운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 기후에 적응해서 튼튼해진다고 한다. 단 주의 사항은 영하 15도 밑으로 떨어지면 바깥에서 재우지 말 것.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상당히 강한 훈련을 시키는 것이 이 나라의 전통이다. 스키를 신고 장거리를 걸어서 가는 크로스 컨트리 같은 것을 자주 하고, 핀란드 사우나라는 것이 알고 보면 열심히 운동하고 찬물에 뛰어드는 것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들의 걸음걸이도 씩씩하다.
"힘든 문제도 꼭 혼자 힘으로 해결하도록"
아이들을 자유분방하게만 키우는 것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규칙과 질서를 강조한다. 그리고 스스로 하는 자립 정신을 강조한다. 만 두 살만 되면 혼자서 옷을 입고 정리하는 것을 확실히 배운다. 혼자서 하는 버릇은 학습 습관에서도 나타난다. 문제를 풀 때 혼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끝까지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집중력을 키워 주는 것에 힘을 쓴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놀고 있으면 절대로 방해하지 않고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진학하는 단계에서 0학년 제도라는 것이 있다. 이 단계에서 초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지를 판별해서 진학을 하든지 좀 더 유치원 교육을 받게 하든지 결정하는데, 초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준은 다른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집중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이 글은 <좋은교사> 2009년 3월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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