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부터 거리는 붐볐다. 경찰은 상당한 병력을 광화문에 상주시키다시피 했다. 시위대는 그 틈을 뚫고 연일 반대 시위를 벌였다. 긴장은 몇 번의 계절을 넘겨 지속됐다.
사회적 논란에도 정치권은 FTA를 정치적으로 풀어내지 못했다. 말바꾸기 논란 등 인신공격성 발언이 난무했다. 여권이 지난 정부에 시작한 일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을 야권은 지난 정부의 FTA보다 많은 면에서 불리해졌다고 받아쳤다. 정권의 고집스런 고수에 야권은 폐기론을 들고 나오기에 이르렀다. 다시 여권이 국가간의 체결을 폐기하려는 무책임한 세력으로 몰아붙였고, 야권이 잘못된 것은 되돌리는 것이 책임이라며 맞섰다. 그렇게 어느덧 FTA 정체성은 뿌리 깊은 한국의 정치적 정체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지배한 것은 반대의 목소리였다. 한 학생의 피켓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의 미래를 거래하지 마라". 분명한 것은 그것이 후세의 미래를 결정할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 사회는 얼마나 최선을 다했을까? 그 계절의 거리를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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