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상수원 수질오염 우려와 수도권 과밀화 억제 등을 이유로 증설 불허 방침을 밝혔으나 수도권 의원들은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하이닉스 공장 증설-청주 이전' 결정에 대해 충북 출신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반색했다. 충북 출신 의원이 없는 한나라당에 비해 우리당에서 의견대립이 더욱 심각하게 표출되는 양상이다.
"수도권 전체 죽이는 것…하이닉스의 팔을 비틀지 말라"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이천·여주)은 25일 오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정부의 방침에 반발해 삭발식을 가졌다.
이 의원은 "정부의 '청주공장 증설 허용, 이천공장 불허' 방침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하이닉스 반도체를 죽이는 것은 경기도 이천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를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도 전날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강연에서 "하이닉스 문제를 보면 마치 20세기를 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어디에서 기업을 할 것인지는 기업의 선택이지, 나라가 이렇게 저렇게 할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하이닉스 문제도 그렇지만 전국적으로 경기도만이 발전하고 있고, 전국의 부를 모두 끌어온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다"면서 "지방이 발전되는 것 없이 세계적으로 그나마 경쟁력 있는 수도권을 자꾸 억눌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도 이규택, 차명진, 한선교 의원 등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닉스의 팔을 비틀지 말라"며 "세상에 반도체 공장을 구리 문제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우리당도 내홍…"당정협의는 요식" vs "기분좋게 충청으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입장은 지역구에 따라 갈렸다.
우리당 정장선 의원(경기 평택을)은 "당정간 논의에 앞서 정부가 먼저 입장을 정리해놓고 언론에 이를 얘기했다"며 "결국 당정협의는 요식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우제창(경기 용인갑) 제3정조위원장은 "당정협의의 사회를 본 변재일 제4정조위원장은 아쉽게도 충청도 출신(충북 청원군)"이라며 "경제부총리는 어제 언론에 (청주 증설 방침을) 흘리고, 오늘 산자부 장관에게 발표시켰다. 경제부총리가 고의로 그런 방향으로 몰고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재일 제4정조위원장은 "하이닉스가 조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충청도가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주공장 증설은 지역발전을 위해 절대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시종(충주시) 의원도 "당정협의에서 수도권 의원들이 정부안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지만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아 진통이 컸다"며 "하이닉스가 기분 좋게 청주로 오도록 충북도민 모두가 분위기와 여건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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