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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낡은 분단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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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낡은 분단의 풍경

두 땅 사이 고독한 섬 이야기

분단은 해방둥이의 희끗희끗한 머리만큼이나 오래된 것이었다. 그러나 백령도 사람들에게는 전쟁이 멈추었음을 잊는 것이 잠시도 허락되지 않았다. 두 육지를 오가던 기억을 '반공'은 오래 전에 이 섬과 함께 삼켜버렸고, 군대가 진주하면서, 섬은 군사 요새로 변해갔다. 백령도는 분단의 가장 특수한 자리에서 60년을 떠 있었다.

사람들은 어린 아들과 어린 병사를 맞바꾸며 살았다. 아이들은 육지로 보내졌고 돌아오지 않았다. 병사들은 끊임없이 섬으로 밀려들었다. 병사들은 농사를 도왔고, 재해를 수습했다. 군대는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곳곳에 방공호가 만들어졌고, 초소와 부대가 들어섰다. 배가 있어도 함부로 띄울 수 없게되었다. 크고 빠른 배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찾아온 관광객에게 보여줄 것은 해안절벽과 물개 다음으로 손에 잡힐 듯한 북한 땅과 무시무시했던 탱크, 철책이었다. 그러는 사이 백령도는 분단에 면역된, 분단 속에서 지탱되는 섬이 되어 갔다.

갈라진 두 땅 한 가운데 떠 있는 이 고독한 섬에서 아주 오래되고 낡은 분단의 풍경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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