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리스트'는 2014년 새해부터 '프레시안 books'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프레시안 books'에 소개됐던 수많은 서평 기사 중, 지난 한 주간을 뜨겁게 달군 이슈와 관련이 있는 기사들을 리스트로 엮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지난 리스트 보기 : 육식과 육식 문화에 관한 책
'야, 눈이 개인정보처럼 내리네.'
지난 월요일 트위터에서 발견한 한 마디입니다. 오랜만에 소복소복 쌓이는 눈을 보고 낭만적 생각을 가질 겨를도 없었던 숨 가쁘고 화나는 일주일이었지요. 지난해 6월 카드사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1억 4000만 여 건이 유출되었고, 7개월이 지나고 나서 검찰 발표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정보의 악용 가능성을 우려한 가입자들이 은행 창구와 전화 회선으로 몰렸고, 카드사와 금융 당국의 허술한 관리에 대한 성토가 줄이었습니다. '속옷 사이즈 빼고 다 털렸다' '대통령도 UN 사무총장 반기문도 손석희 아나운서도 평등하게 다 털렸다' '사실상 송중기와 혼인 신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등등, 이번 일로 폭발한 개그 코멘트들은 그야말로 '썩소'를 짓게 합니다.
그런데 가장 어이없는 '개그 코멘트'는 이런 겁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말이죠. "개인정보를 수집은 하지만 고객들이 너무 쉽게 사인을 하곤 할 때는 속으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익명의 '금융 관계자'의 말이랍니다. 사퇴 표명으로 살짝 발을 뺀 사장과 임원들도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수집에 동의했으니 털린 것도 동의한 사람 잘못이다? 적반하장이 바로 이런 경우를 가리키겠지요.
인터넷 세계에서 정보를 얻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웹 서핑은 자유로운 유영이 아니라 우리가 누군지를 흩뿌리는 대가로 얻은 일시적 패스포트로 움직이는 과정이었을 지도요. 찜찜하지만 현대인의 숙명으로 여겨왔던 이 장치들,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누군가 우릴 보고 있고 알고 있다는 사실의 편의와 비극, 그 양날의 검. 이번 주는 개인정보 관리와 감시의 권리를 웃는 얼굴의 빅 브라더에게 위탁한 정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책과 서평을 모아봤습니다.
(1) 빅 데이터 관련 책들 ☞기사 바로 보기 : 야동이 낳은 번역 혁명? 구글의 천지창조 본격 가동!
(2) 엘리 프레이저의 <생각 조종자들> ☞기사 바로 보기 : 클릭 또 클릭…당신을 발가벗기는 그들은?
(3)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의 <잊혀질 권리> ☞기사 바로 보기 : 인터넷 노예가 된 당신 "제발, 잊어줘!"
(4) 두 권의 <감시 사회> ☞기사 바로 보기 : 간편 연말정산, 안전 CCTV… '벌거벗은' 행복을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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