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보수진영의 '브레인'으로 통하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4일 강연회를 갖고 현 정부의 경제 위기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이사장은 "지금 사태에 대해 대응하는 게 대단히 소극적이다. 임기 대응적인 감을 느꼈다"며 "그림을 그리고 종합 공격 적극 단호하게 금융 불안 문제 해결, 실물 위축 회복 위해 과감하게 정부 지출도 늘이고 과감하게 재정 금융 정책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일정 부분 (경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면 재정, 금융, 통화 정책 뿐 아니라 노동, 복지, 교육, 등 사회정책을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 사회정책에 대한 준비도 충분치 못하다"며 현 정부의 위기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또 "외국 여러나라에 비해 지금 우리가 비상국면이라고 하는 문제의식이 작은데 이는 이상한 것"이라며 "위기감은 많은데 정부의 대응은 대단히 약하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대한민국 정부의 지금 위기에 대한 설명 노력이 정말 부족함을 느낀다"며 "어떤 깊이있는 정책을 시행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전략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가야 하는데 이런 이슈가 논의 안 되는 것을 당황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종합적인 국가 전략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을 정파적, 부처중심적, 이익단체 중심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미래를 그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통일 비용 많을 수 있지만 가야할 길"
박 이사장은 북한 문제에 대해 "북한의 점진적 개혁 개방은 불가능, 북한이 급격한 변화 해서 하드 랜딩(경착륙)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올 수 있을 것"이라며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금 (정부의) 가장 큰 문제가 변화에 대한 대응만 하지 자기 그림이 없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통일은 대한민국이 중심이 돼야 한다. 일시적인 유화 국면, 경직 국면은 아무 의미 없다"며 "우리가 동북아 미래 그림 그리고 미국을 설득 압박하고 일본 중국을 설득해 한반도 역사를 스스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 이대로 가면 중국 관리하에서 개혁 개방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 중국이 북한을 완충지대로 삼으면 한반도 분단은 반 영구화 될 것"이라며 "국민들은 세금이라도 더 내서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급변 사태가 남북 통일로 연결 되느냐 한반도 분단의 반 영구화로 되느냐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이사장은 "젊은 사람들이 통일 비용이 커서 한반도 경제 무너진다는 식으로 인식하는데 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햇볕정책이 잘 된 면도 있지만 가장 잘못한 것은 국론 분열"이라면서도 "그러나 통일의 비용이 일시적으로 많을 수 있지만 가야할 길이고, 북한은 남의 문제 아니고 우리의 문제라고 설명해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같은 대도시 여러개 만들어야"…"강소국 만드는 게 필요"
박 이사장은 이어 "낙후된 지역에 대한 세계화 시대 전략은 발전의 축을 여러 군데 만드는 것"이라며 "서울 같은 대도시를 대한민국에 몇 개를 만드느냐가 중요하고 이를 위한 핵심적 방법은 지방 분권화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너무 집중됐다고 하는데, 대도시의 경쟁력은 집중과 광역화인데 우리나라는 집중을 막고 광역화를 막고 있다"며 "잘 나가는데는 더 잘 나가게 해줘야 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박 이사장은 "강소국은 세계 변화와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자기 개조 능력이 높기 때문에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며 "선진국 20나라 중에 11나라가 강소국이다. 나머지는 연방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하며 '강소국'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방행정 개편 관련해서 전국을 70~80개로 경제 단위 생활에 맞게 개편한다는 의견을 들었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중앙 집권 강화시킬 수 있고, 분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그런 방안과 함께 수 개의 강소국을 만드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도시 발전을 억제하고 정부 부처,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해 지방을 균형화 해야 한다는 것은 과거 산업화 시대의 논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도자는 사익보다 공익을 앞세워야하는데…많이 흔들린다"
박 이사장은 "국민과의 소통능력이 약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은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약해지고, 정치적 리더십, 도덕적 리더십이 약화되서 그런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지도자는 사익보다 공익을 앞세워야 하나, 이 부분이 많이 흔들린다"며 "국익보다 사익이 작동하는 것을 국민들이 볼 때 소통은 어려워진다"며 "이같은 철학의 빈곤과 도덕의 빈곤은 인기 영합의 대중 포퓰리즘으로 나타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 정치권에 대해서 그는 "정책 없는 진보, 철학 없는 보수는 진정한 진보, 보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박 이사장은 대한민국은 "가치 중심의 이념 중심의 정책 중심의 공당을 갖지 못했다. 사적이익 중심의 사당만이 존재했고 비전, 가치, 이념, 정책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과 소통 능력이 있는 도덕적인 정치세력과 전문가적 정치 세력이 결합해 선진 정치 세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씨 김 씨가 뭐가 중요하냐. 대한민국은 이제 정치에 있어서 정책을 세우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도덕성을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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