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파와 당 사수파 간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각종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한나라당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리당이 다수의 원내 교섭단체로 쪼개질 경우 한나라당 몫의 국고보조금(정당보조금+선거보조금)이 40.4%에서 최대 57.1%까지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대 57.1% 삭감…"유탄 맞은 셈"
대선이 있는 올해 선관위가 각 정당에 지급할 국고보조금 총액은 509억2000만 원.
열린우리당이 최대 4개의 교섭단체로 쪼개질 경우 한나라당이 올해 받을 국고보조금은 총액기준 현행 205억9600만 원에서 88억3000만 원으로 무려 57.1%가 줄어들게 된다.
여당이 3분될 경우에는 101억5000만 원으로 50.7%가, 양분될 경우에도 122억7000만 원으로 40.4%가 잘려 나가게 된다.
한나라당의 국고보조금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전체 보조금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내 20석 이상을 확보한 교섭단체들에게 동률로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 국회법 때문이다.
교섭단체 외의 정당 중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대해서는 총액의 5%씩, 5석 미만의 정당의 경우에도 2%씩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교섭단체의 수에 따라 기본비율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남은 금액 중 50%는 의석수 비율에 따라, 나머지 50%는 지난 총선에서 얻은 정당별 득표 비율에 따라 분배하게 된다"면서 "교섭단체가 늘어날수록 기본비율의 감소 폭이 커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이 가장 큰 손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황우여 사무총장은 23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정말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선의의 피해자"라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하긴 했지만 당비를 내는 당원을 더욱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여당이 지금은 쪼개지더라도 대선 직전 다시 모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 아닌가"라며 "당 내에서 보조금 문제로 걱정이 많다. 우리는 유탄을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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