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의 투표권은 FIFA 회원국(현재 209개) 성인 대표팀 감독과 주장, 그리고 언론인 1명에게 주어진다. 따라서 북한도 FIFA 회원국으로 발롱도르에 3표를 행사할 수 있다.
북한이 행사한 2013 FIFA 발롱도르 투표결과는 다음과 같다.
북한 성인 대표팀 감독 윤정수: 1위 리오넬 메시, 2위 네이마르, 3위 프랑크 리베리
북한 성인 대표팀 주장 장성혁: 1위 네이마르, 2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3위 리오넬 메시
북한 언론인 리동규(해설가): 1위 프랑크 리베리, 2위 리오넬 메시, 3위 아르연 로번
*참고로 한국의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편집자) 감독 홍명보: 1위 프랑크 리베리, 2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3위 네이마르 주장 이청용: 1위 프랑크 리베리, 2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3위 리오넬 메시 언론인 김한석(스포츠서울): 1위 리오넬 메시, 2위 로빈 판 페르시, 3위, 네이마르 |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친목, 국적 등에 좌우된 일부 국가의 사례와 달리 상대적으로 북한의 투표 내용은 깔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의 투표권자들이 국외 축구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 당연하다.
북한이 지구상 최고의 쇄국국가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국외 축구, 그중에서도 현재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축구를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은 결코 나쁘다고 볼 수 없다.
'해적방송' 논란이 있었던 2010월드컵 본선은 아시아태평양방송협회(ABU)의 저개발국 지원프로그램으로 동티모르,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생중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취득하여 볼 수 있었다.
북한의 국영방송인 <조선중앙TV>는 2012/13시즌부터 독일축구협회(DFB)를 통하여 독일 1부 리그 주 2회(생방송 1회 가능) 중계권을 얻기도 했다.
최근 조선중앙TV 방송 현황을 보면, 북한의 유럽축구 이해환경이 상당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월 7일 20시 43분부터 21시 22분까지 편성된 '유럽축구' 프로그램에서는 유벤투스와 FC 쾨벤하운의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5차전을 약 38분 58초로 축약하여 보여줬다.
북한 문화어로 UEFA 챔피언스리그는 '유럽축구선수권보유자련맹전', 조별리그는 '조별련맹전', 유벤투스는 '유벤뚜스', 쾨벤하운(영어명 코펜하겐으로 잘 알려진 덴마크 수도)은 '쾨뻰하븐', 이탈리아는 '이딸리아', 덴마크는 '단마르크'라고 표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1월 12일에는 정규편성이 아닌 '특집' 형태로, '팀을 추켜세운 축구감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약 9분 57초 동안 독일 1부 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명장 위르겐 클로프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2012/13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두 독일팀이 명망 높은 팀들을 잇달아 격파하고 결승에서 만났으며 비록 도르트문트가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면서 클로프의 지도력에 주목했다.
2008/09시즌부터 도르트문트를 지휘한 클로프는 전 시즌 리그 13위였던 팀을 1년 만에 6위로 끌어올렸고, 이후 리그 2연속 우승(2011~2012년), 리그 준우승(2013년), 독일 FA컵 우승(2012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3년) 등의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2012년 국제연합(UN) 통계 기준으로 북한은 1인당 명목 GDP가 583달러로 아시아·태평양 57국 중에서 최하위고, 1년 국가 예산은 대한민국 광역시의 구 예산과 비교될 정도로 빈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1995~1996년 리그 2연속 우승-1997년 챔피언스리그 우승-2002년 리그 우승을 뒤로하고 급격히 몰락했던 도르트문트를 재건한 클로프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국영방송에서 챔피언스리그 주요장면이 방영되고, 유럽축구 최고 명장 중 한 명을 특집으로 다루는 환경이기에 언론인 투표 3위에 2012/13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막판 3경기 연속 득점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을 결정지은 아르연 로번의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