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6월 지방선거 승리를 당의 최대 과제로 꼽으며 '제2의 창당'에 준하는 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되며 야권의 분열과 이로 인한 민주당의 입지 축소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제2의 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낡은 사고와 행동양식에서 벗어나는 정치 혁신에 박차를 가해" 승리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가 5달 뒤로 다가왔다.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불통과 무능의 정치가 계속되고 민생과 민주주의가 파탄날 것"이라며 "당을 '혁신과 승리를 위한 비상체제'로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당원에 이르기까지 당의 모든 구성원들이 당의 사활을 건 혁신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명한 공천을 실천하겠다"면서 "상향식 공천과 개혁공천으로, 호남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당 내외 최적·최강의 인물을 내세워 승리할 것이다. 당 대표와 지도부에게 부여된 권한을 오로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엄정하게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당의 현 상황을 '백척간두'로 표현하며 "지난 총선과 대선의 패배의 교훈은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저는 우리 민주당이 여전히 백척간두에 서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 이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대선에 국정원 등이 불법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성과 성찰은 분노와 규탄으로 변했다"라며 "하지만 대선 불법 개입 사건이 우리의 반성을 가로막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의 뼈아픈 패배의 교훈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으로 가시화 된 야권 재구성에 대해선 "저는 민주당의 지난 전당대회에서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하게 된다면 민주당이 앞장서서 주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며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정치 혁신으로 경쟁해가면서,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한지의 여부를 국민의 뜻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런 언급은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안철수 신당과의 '정면승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기획단'의 확대 개편, '혁신과 승리를 위한 비상체제' 가동 등 "당의 사활을 건 혁신 운동"에 착수하겠다는 언급은 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혁신의 방법으로 김 대표는 분파주의와 소모적 비방, 막말 추방 등을 고품격·고효율 정치를 위해 극복해야 할 '낡은 사고 및 행동양식'으로 꼽고 청산 의지를 밝혔다.
김 대표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민주당은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직시하고 있다"며 '북한인권민생법' 마련 등을 강조한 것도, 대북 문제에서의 '친북 프레임'을 벗어나 중도층 흡수를 통한 외연 확대 경쟁에서 안철수 의원 측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셈법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북한의 인권과 민생을 개선하기 위한 북한인권민생법을 당 차원에서 마련하겠다"면서 "민주당은 국민통합적 대북 정책을 마련하겠다. 대북정책이 더 이상 국론 분열의 빌미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고 정부의 민영화 추진 움직임을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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