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8일 야당의 반대에도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여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날 오후 열릴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강행 처리할 발판을 마련한 셈인데, 민주당은 "정치 파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병수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 보고서 채택 안건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퇴와 황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채택을 연계했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청문특위는 재적 의원 13명 중 새누리당 의원이 7명으로 의석 과반을 점하고 있어, 단독 처리가 가능했다. 특위 민주당 감사인 김영주 의원은 표결 직전 회의장에 들러 서병수 위원장에게 단독 채택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지만, 결국 여당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단독 채택이 이뤄졌다.
이날 청문 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에 부의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장병완 정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약속살리기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단독 처리는 여야 합의로 만든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하고,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치를 파국으로 몰고가는 것은 집권 여당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은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임명 동의안 문제를 일방통행하겠다고 했지만, 의장은 부의권만 있지 상정은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마친 뒤 강창희 국회의장을 찾아가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강 의장의 '용단'을 촉구하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황 후보자 인준안이 이미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처리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면서 "국회의장께서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결단을 내려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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