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22일 자 1면, 3면, 4면, 5면에서 총 11꼭지를 할애해 이번 사태를 다뤘다. 3면과 4면은 아예 모든 기사를 '윤석열' 사건으로 도배했다. 주목할 점은 2면 머리기사 '국민이 보는 앞에서·…난타전 벌인 검사들', 3면 머리기사 '한상대 총장 퇴진 때 시작된 검찰 내분…1년 만에 또' 등 기사 제목에서도 <조선>이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다. 1면 머리기사 '국감장 선 검찰간부, 초유의 폭로 공방', 2면 '조명곤-윤석열, 채동욱 퇴임후 갈등 싹터', 3면 '고개 숙인 검사들 "검 간부끼리 치고받아"' 등을 통해 검찰 내부 갈등에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정회되자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국감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조선> "검찰이 자중지란하고 있다"
<조선>은 사설을 통해 아예 노골적으로 이번 사태의 문제는 '검찰 내분'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사설 '국민 앞에서 자기들끼리 치고받으며 싸움질한 검찰'에서 "국정원 수사팀장이 지휘 책임자인 지검장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몰아세우고 지검장은 변명하기 급급한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검찰이 이편, 저편으로 갈리고 찢겨 자중지란을 일으키며 지리멸렬 상태"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러한 사태의 원인을 검찰총장의 부재로 꼽았다. 사설은 과거 검찰은 상명하복의 일사불란한 조직이었다"며 "검찰총장이 중요 사건 수사 방향을 결정해 해당 검찰청 검사장을 통해 내려보내면 그다음부터는 수사 검사가 판단하고 말 것도 없는 외길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에서는) 수뇌부의 리더십은 어디에도 없다"며 "지금처럼 내부 갈등과 이견을 합리적으로 조율하지 못하고 국민 앞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 그것 또한 정상적인 조직이라 할 수 없다. 낭떠러지 앞에 선 검찰을 구출할 진정한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조선>에서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현재 검찰총장이 부재한 이유는 <조선>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의혹 보도가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이를 빌미로 채 전 총장을 경질했다.
더구나 채 전 총장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기소해 정권 눈 밖에 났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검찰 본연의 업무를 하려다 정권에 내쳐지는 신세가 됐다는 것. <조선>에 채 전 총장의 혼외자식 의혹을 흘린 대상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정원이 지목되기도 했다.
이번 윤석열 사태가 그것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윤 전 팀장은 강골 특수통으로 그의 성정을 잘 아는 채 전 총장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맡겼다.
그럼에도 <조선>은 우매한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지, 애매한 검찰 내부 갈등만 부각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윤 전 팀장이 달을 가리키자 그 달을 가리킨 손가락이 못생겼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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