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21일 자 신문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이번 문제에 대해 보도했다. <조선>은 이날 1면 머리기사 '"국정원 트위터팀도 대선 개입 글"'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원 심리전 소속 SNS팀원 4명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 18일까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는 등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트위터 글 5만5689건을 발송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3면 머리기사 '야 "대선 초반엔 문·안 비방…후반엔 박 후보 지지 글'에서는 민주당이 공개한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국정원 직원의 대선 관련 트위터 글에 대한 분석 기사를 실었다.
<조선>은 공개된 300여 개의 글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트위터 글의 내용이 시기별로 이슈가 될 만한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런 트위터 글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터진 12월 12일을 기점으로 거의 종적을 감췄다"고 보도했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 ⓒ프레시안(최형락) |
<조선>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 언제까지 끌 건가"
이처럼 보도 태도에 변화를 보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과거 대선 댓글에 이어 트위터를 통한 여론 조작 시도까지 드러나면서 선거 개입 사실이 더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여론도 심상치 않다.
다른 측면은 <조선>의 속내는 5면 머리기사 '대선 끝난 열 달…도로 '대선이슈' 복귀한 정치권'에서 잘 드러나 있다.
<조선>은 이 기사에서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만 10개월이 지났지만 정치권은 다시 작년 대선과 관련된 이슈로 시끄럽다"며 "여야 모두 민생, 정책 국감을 외치며 국정감사를 시작했지만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과 윤석열 검사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확대 등 굵직한 이슈가 터지면서 '대선 연장전'으로 회귀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는 국정조사까지 하고 마무리되는가 했지만 이번에 다시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이 문제가 법원의 재판을 거쳐 확정판결을 받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여야 중 한쪽이 동의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정치권이 대선 이슈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조선>은 사설 '열 달 넘은 국정원 선거 개입 논란 언제까지 더 끌 건가'에서도 "대선이 끝난 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이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선 2라운드'를 치르듯 정쟁을 이어가고 주요 국가기관들의 손발이 묶여 있는 것 역시 국가적 낭비"라고 비판했다.
대선이 끝난 지 열 달이 지났음에도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이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이야기다. 이 문제를 더 언급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라는 것. 야당에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6년 전에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NLL 발언을 두고는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정쟁을 부추기고 있는 <조선>이 대선이 끝난 지 열 달이 지났으니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덮어두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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