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을 23일 소환했다. 경찰은 나 전 의원을 상대로 남편 김재호 판사가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에게 기소청탁을 했는지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2시5분께 서울 내자동 서울경찰청에 출석한 나 전 의원은 자신을 비방한 누리꾼이 기소된 것을 두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했기에 기소는 당연했다"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청탁 관련해서는 "없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미 보도됐지만 제 남편은 피해자의 남편으로서 네티즌이 글을 내리면 좋겠다. 빨리 내리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소청탁을 받았다는 박은정 검사는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진술서에서 "사건을 배당받은 며칠 후 김 판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나경원 의원이 고소한 사건이 있는데 노사모 회원인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로 인터넷에 글을 올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사건을 빨리 기소 해 달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사건이 재배당될 것이기 때문에 재배당을 받은 후임 검사님에게 포스트잇으로 사건기록 앞표지에 김재호 판사님의 부탁내용을 적어놓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판사에게도 제가 출산휴가를 가게 돼 사건처리를 하지 못하게 됐고 후임검사에게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김 판사는 지난해 말 서울경찰청에 낸 진술서를 통해 박 검사와의 전화통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소청탁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김 판사는 진술서에서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고발 경위를 설명했지만 기소청탁은 하지 않았다"며 "허위내용의 글을 삭제하면 고발을 취소하겠다는 입장만 전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나 전 의원은 21일로 예정된 경찰의 소환통보를 한 차례 거부했다. 이후 경찰은 나 전 의원에게 27일 오전 10시까지 경찰에 출석할 것을 다시 통보했다.
앞서 시사주간지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방송된 '나는 꼼수다' 25회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서부지법에 재직 당시 일본 자위대 행사장을 찾은 나 후보에 대해 비판글을 올린 네티즌을 기소해 달라며 서부지검 검사에게 기소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 나 후보 측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로 주 기자를 경찰에 고발했고, 주 기자 역시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맞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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