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 캠퍼스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총 7000명의 학생이 다닌다. 직업 학교는 인기가 많다.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직업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고 블루칼라가 화이트칼라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직업 과정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성적이 좀 더 우수한 경우가 많다. 기업에서도 직업 과정을 이수한 학생을 선호한다. 특이한 것은 직업 과정을 선택한 학생들도 나중에 대학으로 얼마든지 진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집을 지어 분양하는 건축 교육…철저한 실습 중시
▲ 현장실습 중인 학생 ⓒ<좋은교사> |
그리고 학교에 쓰이는 어지간한 가구는 직접 만들어 쓴다. 미용실의 경우도 일반 주민에게 개방을 한다. 졸업을 할 때 평가를 하는데 이는 이론적인 평가와 함께 반드시 실제 기술을 시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러 명의 위원이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토론함으로 졸업 자격을 부여한다.
이 학교에는 정규 학생 외에도 평생 교육 과정에 등록하여 다니는 성인들도 상당수가 된다. 새로이 자격을 갱신하고자 하거나 전직을 하거나 하는 경우에 학교를 이용할 수 있다.
"높은 투명성이 학교 자율 경영을 가능하게 한다"
보통 핀란드에서는 직업 학교 학생 1명당 8000유로의 돈을 학교에 지급한다. 이 돈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세워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지출한다. 보통 이사회는 지방 자치 단체에서 3명, 이사장, 교장, 이사회 상임이사 등으로 구성된다. 단위 학교 자율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에서 단위 학교에 재정을 맡길 수 있는 배경에는 이 나라의 정직하고 투명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핀란드는 국가 투명성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와 같이 세금을 많이 걷고 정부나 지방 자치 단체가 집행하는 예산의 규모가 큰 나라에서 관료주의와 부패의 문제가 거의 없다는 게 특이해 보였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일행 가운데 한 명이 물어보았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어떻게 부패를 저지를 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정직이 기본적인 덕목으로 깊이 내면화한 듯했다.
▲ 장인을 우대하는 문화는 핀란드 등 북유럽 사회의 주요한 특징이다. 그래서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인문교육 대신 직업교육을 택하는 일도 흔하다. ⓒ<좋은교사> |
그러나 핀란드 학교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옴니아 학교의 경우에도 약 20%의 학생들이 중도 탈락한다고 한다. 알콜이나 마약 중독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고 성(性)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흡연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법적으로는 18세 이전에는 흡연이 금지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교 구석에 흡연 장소를 마련해 두고 묵인하는 식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자살률도 높은 편이다. 자살의 동기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복지 사회라고 하여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 글은 <좋은교사> 2009년 3월호에도 실렸습니다.)
[핀란드 학교 탐방] <1> 꼴찌 없는 교실, 이유는?
[핀란드 학교 탐방] <2> "자율 선택 강조하는 평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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