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갈등같은 것은 느껴보지 못했어요?”
“문화갈등, 공부비용 등 면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유학생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공부 첫 학기라 시간이 길지 않아서인지 그런거 별로 느끼지 못했어요. 그전에 일 관계로 한국에 출장을 많이 다녔기에 한국문화에 어지간히 익숙해진 것도 도움이 됐겠지요. 시간이 많이 지나면 점점 느껴지는 것들이 있겠지요. 지금은 오히려 공부하는게 참 좋고, 훌륭한 물질환경, 의식환경 등이 다 좋게 느껴져요.
어제 약속이 있어서 식사를 끝내고 나오는데 마침 고등학교 애들이 가득 지나가고 있었어요. 친구 하나가 뒤에 떨어졌다고 애들이 “너 중국티 난다”라고 하더군요. 저는 중국문화를 많이 좋아하기에 그런 표현들을 비하의 뜻으로 듣고 싶지 않아요. 저는 특히 중국 고전시가, 고전역사를 정말로...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정말 골수에 사무치도록 좋아해요. 너 중국사람이구나, 라고 하더라도 저는 전혀 마음이 상하지 않아요. 저 중국적인 표현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한국학생들은 한족들을 포함해 중국유학생들을 예의 있게 존중하고 잘 대해줘요. 그리고 조선족이라고 저를 이국적으로 대하는 표현은 아직은 못 봤어요. 물론 시간이 짧아서 느낄 사이가 없었다고 하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중국사람들을 만만디라고 해도 저는 중국사람들이 느려서 그렇게 말하겠지, 느리다고 해서 나쁜 일만은 아닌데, 라고 생각해요. 이미 형성된 문화에 대해서는 서로 존중하며 서로 어울려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한국학생들에게 나는 조선족이다, 중국 문화를 많이 받아들였다, 라고 말해요. 그러면 그들은 그것을 인정한다고 해요. 그래서 한국학생들과의 관계가 아주 편안해요.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분위기죠.”
친구가 한마디 했다.
“한국학생들은 중국유학생은 공부를 잘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다가도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면 아무런 차이도 두지 않아요.”
박도 그에 동감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한족지구에 살아서인지 심리적으로 중국사람들을 좋아해요. 이런 점에 대해 사실 제가 알고 있는 한국학생들은 한국의 교수님들보다 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요. 인터넷시대, 세계화시대의 세대들이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런 이질감에 대해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입장이예요. 사실은 중국적이다, 아니다 라는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기본이 떨어진 부분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죠. 인간에 있어 사회적인 각색과 개인적인 각색이 틀리는 때가 있어요. 한국학생들은 개인적으로는 이기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은 사람이라도 사회인간으로의 기본은 꼭 지켜요. 그런데 대만, 대륙애들과 조선족애들은 대부분은 좋지만 개개인의 차이에 따라 기본이 갖추어져있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요. 개인적인 공덕수준, 예의를 갖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죠.
하지만 조선족이라 것 때문에 한국에 나쁜 인식이 발로되는 때도 있어요. 법무부에 갔다가 조선족들이 중국돈 6만원(한국돈 9백만원)씩 꾸어서 브로커에게 주고 한국에 왔다가 법무부에 검문당한 정경을 보았어요.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빠진 그들이 너무 불쌍했어요. 저는 분노와 슬픔 때문에 눈물을 흘렸어요. 자연히 법무부직원의 물음에도 곱지 않게 대답했어요. 그런데 법무부직원이 너무 상냥하게 대해주어서 점차 마음이 풀리고 냉정해졌어요. 한 나라의 법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구나, 라는 이해를 하게 됐어요. 동족이고 혈연적인 감정을 앞세우기에 앞서 한 나라의 질서에 대한 존중을 앞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공부가 끝나면 이런 타산이 있다**
“저는 공부가 끝나면 중국에 돌아가서 원래의 직장에서 한중관계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어요. 현재 한중교류는 민간차원에서는 비교적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양적으로 많은 편이 아니에요. 가능성에 비해 이루어진 것이 적은 것이 안타까워요. 한중교류에서 양국의 문화를 다 알고 있는 조선족이 한 몫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국에서의 공부가 저 개인에게 있어서는 고국문화와 접목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이것이 제가 고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것에 한몫 할 거라고 생각해요.”
후배의 씩씩한 뒷모습을 보며, 한국에 와서 공부하는 중국조선족 유학생들은 예외 없이 한중관계의 가교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도 한국의 기업을 유치하고 중한관계를 발전시킨데 한몫 한 조선족을 소중히 여겨야 하고, 특히 한국은 이처럼 숙명적으로 고국을 위해 일하게 되어있는 동포인적자원을 그야말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민족문화의 속성과 두 나라 문화 상호교류의 전환점을 이룰 수 있는 지리위치와 전환능력 때문에 조선족들은 자신들이 고국과 거주국을 위해 이런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을 운명적으로 기쁘게 받아들인다.
현재 해외동포재단에서 해외 동포유학생들을 위해 현명한 처사를 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투자가 눈덩이 구을 듯 크게 부풀어서 결과적으로는 한국에 그 이익이 돌아오고 있고, 그들이 한국의 세계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국 동포들은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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