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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들의 견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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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들의 견해(1)

코리안드림 - 한국에서의 중국조선족 <60>조선족사회 문제점 및 ‘애인현상’에 대한 토론(1)

***조선족들의 견해**

한국 체류 조선족들은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취재중의 관심사였다. 이 글의 취지가 일차적으로는 한국체류 조선족의 문제점들을 조선족들에게 펼쳐 보이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권녕호(동포신문사 주필):
조선족은 경제면에서 지나치게 한국에 의뢰하는 사상이 있어요. 때문에 옛날 중국 이주시기 개척분투정신이 희미해지고 있죠. 죽자 살자 한국에 나오려고 하면서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한국을 욕하죠.

자본주의에 대한 우리의 지난날의 인식은 대부분 부정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렇게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자본주의라는 것은 우선 신용사회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신용을 잘 지켜 인정받으면 보수도 따라서 더 받을 수 있는데, 항상 돈부터 따지고 돈을 따라 철새처럼 움직이니 한치보기가 되죠. 비전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월급이 높은 곳이 있으면 하던 일도 달을 채우지 않고, 고시도 없이 달아나 버리기에 한국 사회에서 점점 더 믿음을 잃는 겁니다. 조선족이 한국에서 차별을 당하고 이른바 ‘2등 공민’이 된 데는 한국 정부의 정책적인 차실도 있지만 자신들의 잘못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조선족들이 자질이 차해요.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한국에 왔으면 정직하게 노동력을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평등주의만 가득 세우고, 업주들과 평등을 따지며 싸우니 짤릴 수밖에 없지요. 노동력을 팔아야 달러가 생기는데, 달러를 선택했으면 격에 맞지 않는 자존심을 버리고, 자존심을 선택했으면 달러를 포기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겁니다.

가장 적응하지 못하는 세대는 정치구호나 외치며 문화혁명을 겪었던 40대와 50대입니다. 그 외 중국을 떠난 지 수년이 된 사람들인데, 지금의 중국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중국도 욕하고 한국도 욕합니다. 한국은 조상의 나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조선족 전부가 살 수 있는 나라는 아닙니다. 우리의 중국 이주 사는 백년이나 됩니다. 우리는 피땀으로 중국에 자신들의 터전을 만들었습니다. 돈을 벌어 가지고 중국에 가서 경제력을 키우며 우수한 조선민족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선진문화는 배우지 않고 돈을 벌어서 소비만 하고, 다 쓰고는 또 한국으로 돈 벌러 나오고, 이렇게 뿌리 없이 흔들리는 민족으로 되는 것이 참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취재중에 조선족들의 관심점이 조선족사회 ‘애인현상’에 많이 쏠리었다. 조선족사회 문제점을 취재하면서 나타난 중요한 테마이기에 취재대상자순의 분류로 ‘애인현상’에 대한 토론과 조선족사회 문제점을 함께 적어본다.

우선 ‘애인’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한다. 중국에서는 ‘애인’이라면 합법적인 연인이거나 부부의 일방을 말하는데, 한국에서는 ‘정부’를 말한다. 이제는 조선족들도 중국에서의 ‘애인’개념이 서서히 한국의 ‘애인’개념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애인’은 한국식 ‘애인’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배문석(중국 태평양여행사 직원 30대):
재미있는 후배 배문석씨에 대해 앞에서 소개한바 있다. 조선족사회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아직도 애티 나서 결혼한 남자로는 보이지 않는 배씨는 청춘답게 열변을 토했다.

“심각한 문제는 남녀사이의 문제입니다.”

테마가 우선 재미있어 웃으며 쳐다보았는데 뜻밖에 배씨의 얼굴 표정은 엄숙했다.

“사람도 동물이기 때문에 성적본능은 감추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조선족들이 여기(한국) 와서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애인을 찾아 동거할 뿐 아니라 ‘하나 소개해 줄까?’ 이런 식으로 나오다보면 그 사람과 가까운 사람들은 전부 그런 식으로 애인을 가집니다. 추석, 구정이면 그런 패들끼리 만납니다. 부산, 창원, 마산, 서울, 안산은 30%이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 탁자에 마주 앉아 열심히 컴퓨터를 치고 있던 후배 친구 김하씨가 끼어들었다.

“나는 훨씬 더 많다고 봐. 대림, 안산 쪽은 더 많아.”

“정말 그럴까?”

나는 머리를 갸우뚱했다. 배씨가 말을 계속했다.

“연변남자와 흑룡강여자, 흑룡강여자와 연변남자, 이런 식으로 조합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모르는 지역끼리 어울려 살고 자기 지방 사람은 꺼리는 모양입디다. 어차피 돌아가서 자기 가정을 가질 사람들이니까 그렇겠지요. 중국에서 중의(한의)를 지내던 사람을 만났는데, 나이는 50대 후반이고, 같이 온 40대 중반의 조선족 여자와 동거중이더군요.”

“한국체류 조선족사회 애인현상에 대해 무슨 원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선족들은 한국에 나와서 한국의 우수한 점을 먼저 배운 것이 아니라, 나쁜 점들을 먼저 배웠습니다. 여기는 호텔, 여관, 모텔이 남녀가 마음대로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장소로 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물론 위와 같은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국가적으로 엄격하게 제한하죠.”

“왜 조선족들이 한국의 나쁜 점들을 먼저 배운다고 생각하세요?”

“조선족들이 접촉할 수 있는 부류와 관계됩니다. 조선족들은 대부분 최하층에서 일하면서 돈을 법니다. 그렇게 되다보니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의 중, 하 기업인들이 많은데, 이런 부류는 한국에서도 많이 차한 계층에 속합니다. 관광업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한국이란 나라는 계급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무리 아줌마 팀이라 해도 남편의 지위에 따라 부류가 형성돼요. 남자들은 물론 자기 계층이 아닌 사람과는 절대 한 팀이 되는 일이 없어요. 조선족 불법체류자들은 3D 업종에서 일하다보면, 실생활에서 자질이 차한 한국인들만 만나게 됩니다. 결국 그 팀에 가입하게 되지요. 조선족들은 그들밖에는 만날 수 없기에 이것이 한국이다, 라고 착각하고 한국의 저질문화만 배우는 겁니다. 인건비 떼먹고, 쌍 욕을 하고, 여자들을 데리고 모텔에 가서 자고, 이런 것만 보는 겁니다.”

“조선족들이 진정한 한국을 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군요.”

“그렇습니다. 때문에 이런 상대들과 있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돈밖에 모르고 영악스러운 사람으로 변합니다. 한국인들은 왜 욕을 그렇게 잘하는지, 이해가 안가요. 욕을 하지 않는 민족은 없고 조선족들도 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그 욕이 우리가 중국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쌍욕들인데, 그렇게 ‘수준있게’ 잘할 수가 없더라 이 말씀이예요.”

“취재중에 배문석씨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조선족들을 많이 만났었어요. 그래서 한국의 욕이 발달한 문제에 대해 한 한국인 작가선생님에게 여쭤봤었어요. 그 욕의 본원은 한국의 군대체제에 있다고 하더군요. 한국은 남자들이 전부 군대에 갔다 와야 하잖아요. 상하급 관계가 엄하고 상급은 하급에게 마음대로 체벌을 안길 수 있는 게 한국군인 체제거든요. 그렇게 당했던 사람이 상급이 되면 그 콤플렉스가 다시 하급에게로 전해지겠지요. 전통적인 피해의식이 대를 이어 내려오는 거라고 해요.”

“저는 민족성문제라고 봐요. 한국은 국민자질이 높아지기보다는 부가 앞섰다는 느낌이 들어요. 지금 사장을 하고 있는 50, 60대는 배운 것은 없고 부만 먼저 얻은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 조선족들의 문화자질이 차한 것도 문제가 아닐까요? ‘코리안드림’을 따라 한국에 온 조선족들 중에는 대부분이 농민, 노동자 등 문화수준이 낮은 계층이 많아요. 그만큼 중국에서의 그들의 경제지위가 낮고 생존이 문제로 되고 있으니까요.”

“물론이죠. 그러니까, 문화자질이 차한 조선족들이 먼저 저질문화에 흡수가 되는 거지요. 교회에 다녀보면 일을 안 하는 조선족남자들이 많아요. 삶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떤 남자들은 교회에 여자나 친해보자고 오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조선족남자가 불쌍하게 죽어 그의 부인과 딸을 교회에서 초청해왔습니다. 장례식을 치르자고 하니 돈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돈이 필요하니 헌금합시다, 다 같은 동포니 돕고 삽시다, 라고 말했어요. 그 많은 사람들 중 돈을 내는 사람이 20명도 안 되었습니다. 5백명인데 말입니다. 조선족들이 너무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드는 점이 섭섭했습니다. 그 날 아마 20만원도 모여진 것 같지 않습니다. 장례식은 교회에서 다 치러줬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미안했습니다...”

“정말 저도 부끄러워지네요.”

“한국에 왔으면 돈만 돈이라고 하지 말고, 중국보다 앞선 한국의 우수한 점을 배워갈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용역을 뛰는 남자들은, 소털같이 많은 날을 두고 오늘 하루만은 쉬자, 라고 하면서 쩍하면 일을 안 하고 떠들며 마작을 놉니다. 술 마시고 담이 커지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무리하게 풀려고 듭니다. 길을 가다가도 한국 사람이 걸리면 ‘야, 이 개새끼! 조선족 그렇게 업신보이냐?’라고 하면서 욕설을 퍼붓습니다. 중국서 과장이나 부장을 하던 사람, 병원 원장을 하던 사람들은 중국서 대우를 받다가 이곳 최하층에서 쌍욕을 먹으면서 일하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술을 마시면 그것이 터져 나옵니다. 30, 40대의 사람들이 많이 싸웁니다. 조선족들끼리도 잘 싸우죠.”

이야기는 밤 10시 반까지 이어졌다. 남부터미널 쪽이었으므로 빨리 서둘지 않으면 지하철을 놓칠 것 같았다. 다른 날로 약속하고 일어났다. 지하철입구에서 배문석씨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체류 조선족들 중 40, 50대가 왜 남녀관계가 더 지저분한지 모르겠습니다. 20,30대는 그들보다는 생각이 훨씬 더 앞선 것 같습니다. 뭔가 해보겠다고 열심히 배우고, 사고하고 있습니다. 20, 30대는 아직 경제기초가 없기 때문에 한국입국경비는 다 부모의 신세로 마련했습니다. 어서 열심히 일해 부모의 돈이거나, 부모가 남에게서 꾼 빚을 갚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40, 50대는 가정의 경제기초를 기본적으로 다 닦았고, 자식도 많이 컸거나 독립했고, 한국에 나온 비용도 저금액이든 꾼 돈이든 자기 절로 마련한 것이기에 우리처럼 긴장상태에 있지 않습니다. 그 계층은 생활에도, 부부사이에도 권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녀문제를 쉽게 대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는 층계를 내리다 보며 혼자 말처럼 중얼거리고 있었다.

“자기를 조선족을 대표한 얼굴로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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