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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상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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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상술 <6>

현대중국 제일 갑부 리우용하오(中)

(사진6-1)

***만족은 성공의 적이다**

“굳이 그렇게 잔인한 행동을 취할 필요까지 있었나요?”
여기자의 질문(신문 인터뷰라 알 수 없지만 그녀의 표정과 어조에는 경악과 분노가 묻어 있었으리라)에 리우용하오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전쟁에서의 배수진을 치려면 먼저 탄 배를 불질러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후퇴 가능한 모든 도로도 차단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필살의 투지를 불태울 수 있습니다. 상업의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하찮은 성취를 불태워버려야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요.”

“그렇지만 총재님께 재산과 영광을 선사해 준 메추리였잖아요?”

“저희 형제들은 스무 살 이전에는 신발도 신어 본 적이 없을 만큼 찢어지게 가난했습니다. ‘메추리 대왕’이라는 칭호는 성공의 표상이요 긍지였으나 한편으로는 멍에이기도 했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세계 최대의 메추리 사육장 주인이라는 자만에 빠졌습니다. 만족은 손해를 부르고 겸손은 이로움을 가져온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인생도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과 기업의 발전의 원천은 영원히 만족해 하지 않고 분투하는 데 있습니다. 만족은 성공의 적이며 기업의 무덤입니다. 우리 4형제는 메추리 15만 마리를 불태워 죽이면서 부둥켜 울면서 다짐했습니다. 무에서 출발한 우리는 무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그리고 이제부터 더욱 위대한 유를 창조하여 나가자고.”

‘메추리 대왕’이 되면서 돈도 벌고 명예도 얻어 ‘나른한 행복감’을 만끽하던 무렵, 리우용하오는 청두 시에 나갔다가 장사진을 친 사람들의 행렬을 보았다. 호기심이 든 그는 행렬의 맨 끝의 한 노인에게 다가갔다.

“노인장, 여기서 뭐하세요?”
“돼지 사료를 사려고 하는데, 내 차례가 되려면 한 댓 시간은 더 기다려야 되겠네.”

그의 머리 속에는 한 줄기 생각이 유성처럼 스쳤다.
“돼지 사료가 이렇게 환영을 받다니, 그렇지 우리 중국 사람은 고기하면 곧 돼지고기를 뜻하지, 메추리가 제아무리‘동물 인삼’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영양식품이라고 하지만 어찌 돼지고기를 따르겠나, 우리들은 돼지고기하고는 단 한 끼니도 떨어져 살 수 없지, 더구나 쓰촨의 돼지는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로 이름 높고, 여타 지역에서 양돈은 부업이지만 우리 쓰촨의 8천 만 농민에게는 양돈이 주업이나 마찬가지지.”

(참고로 2000년 돼지고기 소비국 제1위는 중국이며, 세계 49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다. )

용하오는 계속 그 늙은이에게 말을 붙었다.
“도대체 어떤 돼지 사료인데요?”
“뭐 태국의 ‘정대’(正大)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거라네.”

“아, 그 태국의 다국적 기업, 정대그룹에서 만든 돼지 사료를 요즘 인기라더니 이렇게까지…… 그런데 가격은 어때요?”
“1근에 5전이야.”

“와, 너무 비싸네요, 무슨 돼지 사료가 그리 비싸데요?”
“아이고 맙소사, 처음에는 나도 돼지 사료가 사람 먹는 쌀보다 비싸다니, 이건 좀 심하구나 했지,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그래도 이걸 먹이는 게 싸게 치는 거라며 권했지, 그래서 큰맘 먹고 10근을 시험 삼아 사 먹여 보았는데, ‘정대’ 사료 1근을 먹인 돼지가 재래식 사료를 3근 먹인 돼지보다 빨리 크더라고.”

쓰촨의 농민들은 돼지에게 소처럼 생풀이나 건초를 먹이는 게 예사였다. 좀 형편이 나은 농가에서는 보리나 고구마를 먹였다. 이런 재래식 사료는 당분만 많았지 단백질과 기타 필수 영양소는 턱없이 모자랐다. 어린 돼지를 성돈으로 키우려면 최소한 1년 이상이 걸려야 했다.

***애국심보다 경쟁력이다**

황막한 땅. 가난에 찌든 초가집과 더러운 물이 흐른다.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몰골의 어린애들이 비쩍 마른 돼지들과 함께 진흙탕에서 뒹군다. 사람과 돼지의 구분이 모호하다.

침울하게 흐르던 배경음악이 별안간 경쾌하게 바뀐다. 흑백 화면도 총천연색 칼라로 확 밝아진다. 크고 깨끗한 현대식 사료공장, 중국 대륙에 진출한 외국의 사료공장이다. 전자동 컨베이어 벨트, 말끔한 작업복을 입은 여공들이 미소를 띄면서 즐거움에 겨운 듯 일하고 있다.

황무지와 더럽고 여윈 아이와 돼지들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다. 새롭게 열린 신천지에 피둥피둥 살찐 돼지들과 양떼들만 그득하다.

모 외제 사료의 TV 광고 장면이다. 그것을 볼 때마다 리우 씨 4형제는 입술을 깨물며 분노하였지만 그 장면은 픽션이 아니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외제 사료는 수천 년 전해오던 중국의 양돈 방식과 사료 체계를 뿌리 채 뒤흔들어 놓았다. 중국에 진출한 20여 개의 외국사료 업체들은 영세한 중국의 양돈 농가로부터 천문학적 액수의 재원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적자 경영을 견디다 못한 중국산 사료 공장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중국 내 사료 시장은 삭을 대로 삭은 짚이 언제 재처럼 풀썩 사그라들지 알 수 없는 형국이었다.

중국 최대의 양돈 성인 쓰촨 성의 사료 판매소 주변은 외제 사료를 구입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댔다. 외제 사료를 좀더 많이 차지하기 위하여 사료 판매원에게 담배나 술을 선물하거나 몰래 웃돈까지 얹어 주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리우 씨 4 형제는 손에 손을 잡았다.“메추리 사육은 이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만큼 최고봉에 올려놓았다. 우리는 이제 다른 곳에서 더 높은 고지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중국 양돈업의 현대화를 위한 돌파구를 돼지 사료 개발에서 모색해보자.”

그들은 “저 외제 사료 회사에 손해를 주는 만큼 가난하고 낙후된 중국 농민들을 구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욱더 큰 성공의 기회가 잠재되어 있다. 경쟁력 향상으로 외제 사료와 치열한 한판 경쟁을 벌려 보는 것이야”라고 다짐했다.

그들은 남달랐다. 외제 사료가 중국을 농락하는 절망적 현상 이면에서 무한한 희망을 보았다. 그들은 사업의 시동은 애국심으로 걸었지만 사업의 주행은 경쟁력 향상으로 밀어붙였다.

일찌감치 그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심에 미련을 버렸다. 그 대신 경쟁력 향상에 사업의 명운을 걸었다.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국가의 군사력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이다.

1980년대 말 중국 정부는 사회주의 애국심을 강조하며 국산품 애용을 외쳤다. 그러나 국산품 애용은 ‘태생적 자본주의자’이자, 태어날 때부터 ‘비단이 장사 왕서방’인 중국의 소비자들에게는 ‘소 귀에 가야금(?) 타기’였다.

그들은 값싸고 품질 좋으면 그만이지 국산품 애용이 밥 먹여 주는가? 라며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도 국영기업은 품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그저 개혁개방 이전의 그 좋던 시절, 즉 품질은 열악해도 사회주의 애국심으로 불타는(?) 인민들이 국산품을 사 주던 시절을 그리워하고만 있었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태만한 경영으로 도산의 운명을 맞이하지 않는 업체가 있다면 오히려 희한한 일일 것이다. 리우 씨 4형제는 세상의 흐름을 옳게 파악하고 있었다.

여기서 한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자존심 높은 중국인이 한국인을 경탄해마지 않는 몇 가지 중 가장 뚜렷한 것은 한국인의 ‘순열한 애국심’이다.

가까이는 IMF 시절 온 국민이 다시 한번 나라를 살려 보자며 동참한 금 모으기 운동과 멀리는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해 꽃다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을 비롯한 항일 독립투사들의 의거 등등.

중국인들 대부분은 죽었다 깨어나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애국이 뭐고 나라가 대관절 뭔데, 천하에 둘도 없는 자신의 목숨이나 또 그 목숨만큼 귀중한 금붙이를 뭐하려고 나라에 바치는가? 하고 고개를 심하게 갸우뚱거린다.

근세 이래 중국인은 사실 민족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등‘주의’를 그저 깃발로만 내세우고 무늬로만 치장한 적이 많다. 그 많은 중국인들 중에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하고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바친 위인들을 손가락으로 꼽기에도 힘들 정도다.

실제로 중국에서는‘애국심’보다‘애국주의’라는 말이 훨씬 많이 쓰인다. 중국인의 가슴속에는‘애국’이‘마음’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 바깥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그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데올로기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한국 친구 하나는 중국인의 유전인자,즉 DNA는 돈(DON)의 D(돈)NA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농담했다.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 경쟁력이다**

그들은 공장보다 연구소를 먼저 지었다. 1987년 말 리우 씨 4형제는 2백만 위안을 투자하여 '희망과학기술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듬해 봄에서야 그들은 3백만 위안을 들여 '희망사료' 공장을 기공하였다.

30여 명의 저명한 사료전문가와 축산 교수들을 미국과 프랑스, 호주, 폴란드, 홍콩 등으로 파견 연수를 보내고 외국의 전문가와 학술교류를 실시하였다. 추가로 4백만 위안이라는 거금이 투입되었다. 연구소 설립과 연구개발비 등에 투자한 금액이 공장 건설에 투자한 금액의 2배나 되었다.

리우용하오는 이렇게 말한다.
“현대 시장경제에서 기업인은 우선 품질향상과 신제품의 연구개발에 정력을 집중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기업경영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업의 경쟁력을 흔히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으로 나눈다. 가격 경쟁력은 같은 품질을 경쟁자보다 얼마나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고, 품질 경쟁력은 같은 가격에 얼마나 좋은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앞서 애국심보다 경쟁력을 택했던 리우 씨 4형제는 경쟁력 중에서도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택했다. 중국 내 여타 사료 생산업자들이 품질향상보다는 원가절감에 주력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만 진땀을 빼고 있던 시절, 리우 씨 4형제는 오히려 품질 향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다른 업체들은 엄두조차 못낸 발상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던 것이다. 물론 '희망사료'의 경쟁 상대가 저렴한 국산 사료 업체가 아니라 품질 좋은 외국 업체였던 것도 있어서 그랬겠지만.

외제 사료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주요 성분은 어분으로 밝혀졌다. 당시 중국산 어분의 질은 국제수준에 비해 형편없이 뒤떨어졌다. 그렇다고 거액의 달러를 들여 어분을 수입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으로 어분을 대신할 것인가?”
리우 씨 4형제와 희망사료 연구진은 고심 끝에 번데기를 떠올렸다. 쓰촨 성 농가에 지천으로 깔린 번데기는 풍부한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번데기로 어분을 대체하여 보자.”
그들은 돼지 사료 개발을 위하여 번데기 가루와 어분을 혼합하는 수백 차례의 시험을 반복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이디어 차원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것을 뛰어 넘는 최상의 비결을 찾아내려고 했다. 결국 갖가지 노력 끝에 번데기와 어분의 배합의 황금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외제 사료와의 품질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 눈길이 닿은 것은 공업용 분유 찌꺼기였다. 그것과 번데기와 어분을 주성분으로 하여 기타 30여 종의 원료를 배합하는 실험이 또다시 수백 차례 계속되었다.

1989년 초에 이르러 이 세상 어디에도 손색이 없는 품질의 ‘희망 1호'라는 이름의 시제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서 다시 리우 씨 4형제는 3백여 만 위안을 추가로 투입하여 자체의 사료 과립화 기계 등 주요 설비의 국산화에 성공하였다.

1989년 말, 드디어 연간 10만 톤의 생산이 가능한 국산화 사료 공장이 완공되었다.

'15만 마리 메추리 대학살 사건’이후 리우 씨 형제가 돼지 사료 개발에만 투입된 돈은 총 2천 만 위안. 메추리 사업에서 번 돈을 전부 쏟아 부은 거액이었다.

“갈 데까지 가보는 거다. 아무리 우둔한 포수라 하더라도 수백 번, 수천 번 쏘기를 반복하면 언젠가는 목표를 명중할 것이다. 실패를 반복하면 언젠가는 본령에 닿을 수 있다. 이것이 우리 희망그룹의 역정을 하나로 꿰뚫는 최고의 신조다.”

희망그룹 총재 리우용하오에게는 이 말을 할 때 어김없이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습성이 있다.

***중국 상업의 전술적인 핵무기, 박리다매**

‘희망1호’는 확실히 기존의 사료에 비해 탁월한 장점이 있었다.

첫째, 투자 회수 기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젖먹이 돼지에서 성돈으로 키우는 데, 과거 8개월이 걸리던 것이 3,4개월이면 족했다.

둘째, 손이 훨씬 덜 갔다.‘희망1호’는 사료에 물을 부어 반죽만 해주면 그만이었다. 끝으로 사료에 투입되는 양곡을 대폭 절약할 수 있었다. 사료의 주성분이 어분과 번데기 가루와 공업용 우유가 주성분이었기에 사람이 먹을 양곡이 곧장 돼지의 뱃속으로 들어가던 과거의 폐단(?)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좋았다.

리우 씨 4형제는 ‘희망1호’를 외제 사료와의 전쟁에 출전시켰다. 쓰촨의 축산 농가는 ‘희망1호’에 우레와 같은 호응을 보였다.

품질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태국의 ‘정대’와 비슷했지만 가격은 그것보다 조금 더 저렴했다. 쓰촨 성 농민들은 앞을 다투어 이 비스킷 맛이 나는 노란색의 과립 사료를 돼지에게 먹였다.

리우 씨 4형제는 양돈가를 직접 찾아가 물어 보았다.
“아저씨 댁 돼지들은 요즘 잘 커요?”
주인의 이름은 리우라오우(劉老五)로 리우용하오의 먼 친척이었다. 쉰 살이 넘은 나이에 살짝 곰보였으나 근면하고 착실한 성격에다 양돈업에 나름대로의 식견을 가진 어른이었다.

그는 긴 의자를 나무그늘 밑으로 옮겨 놓으며 용하오에게 말했다.
“우리 리우 씨 일가를 빛내는 용하오가 왔구나, 어서 이리 와 앉아라”
“아저씨, 전 일이 있어 곧 가봐야 해요, 아저씨네 돼지가 어떻게 크는가 보고 싶어 왔어요.”

리우라오우는 파안대소하며,“용하오, 너 정말 대단한 아이야, 애당초 나는 너를 놈팡이긴 하되 싹수 좋은 놈팡이라고 알아봤지. 우리 마을, 아니 쓰촨의 양돈 농가 중에 너의 덕을 안 본 사람이 있으면 어디 한번 나와 보라고 해. 저 돼지우리를 들여다보렴, 저놈들이 얼마나 반질반질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지난 한 달 새에 1천 위안을 넘게 벌었어.”

또 용하오는 한 양돈업자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거기에는 감사의 뜻을 전하는 글과 함께 ‘희망 1호’에 대한 광고문으로 쓰면 좋을 글이 적혀 있었다.

“1근 먹이면 1근 살찌네.”
용하오는 그것을 여러 번 읽어보다가 무릎을 쳤다.
“바로 이거야, 이걸 광고문으로 써야겠다.”

‘희망 1호’로부터 뒤를 이어 출현한 30여 종의 희망사료의 포장지에는 “1근 먹이면 1근 살찌네” 가 빠짐없이 새겨졌다. ‘희망 1호’는 점점 중국 전역의 수백만 양돈가들에게 희망을 선사해주는 제일의 사료로 알려졌다.

리우 씨 4형제는 품질 경쟁력 향상으로 내공을 기른 다음, 가격 경쟁력 향상에 들어갔다. 외제 사료에 대해 중국 전통 상전(商戰)의 전술 핵무기인 ‘박리다매’로 대공세를 가했다. 판매가는 국산보다는 훨씬 높게, 외제 사료보다는 1푼이라도 낮게, 이윤율은 0.5-0.7퍼센트로 책정했다.

‘박리’와 ‘적은 돈’의 두 개념을 적지 않은 사람들은 ‘박리’를 적은 돈으로 똑같이 여긴다. 기실 이것은 오해다.

겉보기에는 한사람의 고객에서 번 돈은 아주 적다. 그러나 이러한 하나의 ‘적음’이 있어야 더욱 많은 고객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적음이 모여 많음이 되고 한 고객에서 벌어들인 돈을 합하면 상당히 큰 돈이 된다.

‘다매’가 목적이고 ‘박리’는 수단이다. 박리다매는 자금과 상품 회전율을 높게 하여 매출을 신장시키고 경영을 확장시킨다. 이윤을 좀더 많이 빨리 거두려고 욕심을 부리다가는 ‘박리다매’ 아닌 ‘박리소매’가 되어 상품도 잘 팔리지 않고 사업도 망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중국 제품은 품질에 비해 값이 싸서 환영받아 왔다. 그러나 먼저 값에 비해 품질이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상품 경쟁력) 기업이 이제 값도 싼(가격 경쟁력) ‘박리다매’ 전략까지 실시했으니, 희망사료가 2001년 말 현재 중국 사료시장의 80퍼센트를 점유하는 세계적인 사료 메이커로 성장한 것은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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