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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뀔 때마다 당신의 생각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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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뀔 때마다 당신의 생각을 점검한다

계간 <황해문화> 창간 20주년 맞아 기념호 펴내

이제는 분 단위로 바뀌는 '실시간 검색어'의 숨 가쁜 흐름 속에 주간지, 월간지조차 견디지 못하고 속속들이 문을 닫는 와중에, 꿋꿋하게 한국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중요한 시사현상을 깊이 있게 다루는 두꺼운 계간지가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심지어 단행본 출판을 병행하면서 잡지 발간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구조의 출판사에서 내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잡지 가격을 비싸게 매기는 것도 아니다. 1999년에도 9000원이었고, 2013년에도 여전히 9000원이다. 인천시민들이 40년 가까이 가꿔온 풀뿌리 민간 문화재단인 '새얼문화재단'에서 발간하는 계간 <황해문화> 얘기다.

▲ <황해문화> 2013년 겨울호이자 창간 20주년 기념호. ⓒ황해문화
1993년 겨울호를 시작으로 2013년 겨울호에 이르기까지 20년을 지켜온 <황해문화>의 창간 20주년 기념호 권두언은 남다르다. <황해문화> 편집주간인 인하대학교 김명인 교수는 '보수꼴통'과 '종북좌빨'의 논리만 남은 "지적 야만의 상태"에서 "진지한 논의의 장으로서의 잡지저널리즘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을 근심한다. 그럼에도 그는 다짐한다.

"계절마다 한 번 정도 자신만의 좁은 소견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세상과 이웃의 일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 깊고 먼 맥락들을 짚어나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이 무언가 성마른 광기가 지배하는 이 불길한 시대의 속도를 얼마간은 멈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부터 어떤 의미 있는 변화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황해문화> 20주년 기념호는 '20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라는 제목 아래 단행본형 통기획으로 만들어졌다. 1993년부터 2013년까지 20년 동안 이 땅에 사는 46명의 삶을 술회하는 집단적 민중자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는 공장노동자, 해고자, 농어민, 장애인, 탈북자, 화교, 자이니치, 병역거부자, 페미니즘 운동가, 촛불소녀, 해직교사, 내부고발자, 사진가, 서점주인, 전직 대법관, 목사, 신부, 승려, 현직 레슬러 등이 포함된다.

<황해문화>는 1987년 이후의 민주화 열풍이 "'IMF 쇼크'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적 '격변'"을 거치며 겪었던 "부정적 구조변화"인 '97년 체제' 속에서, "민주화의 환각 속에서 신자유주의의 고착이라는 엄혹한 현실을 방기했던 기간"으로 지난 20년을 규정한다. 이번 호에 글을 실은 46명에게 지난 20년의 삶이 어땠는지를 귀 기울여 듣는 것은, 현재 한국사회에 만연한 무기력한 패배주의를 극복할 길을 모색하려는 노력이다.

<황해문화> 전성원 편집장은 이번 20주년 기념호를 준비하면서 특집을 무엇으로 할까라는 문제로 전혀 골치를 썩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황해문화> 50호 기념호를 낼 때도 '대한민국의 상처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50명의 보통 사람 글을 받는 특집을 했었다. 20주년 기념호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특집을 떠올렸다. <황해문화>가 일반 계간지들과 다른 점이 그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 어느 분이 그런 얘길 하셨는데, '우리 시대 노동자에게도 청탁을 하는 유일한 계간지가 아니냐'고 하셔서 되게 고마웠다."

한편 전성원 편집장은 가장 뿌듯했던 독자의 반응으로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의 얘기를 꼽았다. "지역에서 나오는 잡지기 때문에 어느 면에선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또 그로 인해서 전국적인 목소리를 얻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두 가지 측면이 사실 잡지를 만드는 데 있어 상충되는 역할이지만, 그중 어느 한쪽만을 요구하기보다 "블랙홀 같은 서울 중심의 구심력이 기세등등한 현실에서 인천이라는 주변적 로컬리티에 굴하지 않고 20년 동안 꾸준히 시사문화지로서 위상을 유지"해온(김명인의 권두언 중에서) <황해문화>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응원은 받아 마땅한 종류의 반응이다.

▲ 좌로부터 전성원 편집장, 편집부 장수영, 편집위원 이희환(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 편집주간 김명인(문학평론가, 인하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발행인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편집위원 김진방(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편집위원 김진석(인하대학교 철학과 교수), 편집위원 이광일(정치학 박사). ⓒ황해문화

<황해문화>의 지난 20년 동안 역대 특집 주제는 다음과 같다.

1993년 겨울호(통권 1호) 국제경제 질서의 재편-지역주의의 부상

1994년 봄호(통권 2호) 국제화와 인천
여름호(통권 3호) 황해와 인천
가을호(통권 4호) 지방자치와 '95선거
겨울호(통권 5호) 해방 50년과 인천

1995년 봄호(통권 6호) 6·27지방선거와 지역정치
여름호(통권 7호) 인천은 안전한가
가을호(통권 8호) 인천은 어디에 있나
겨울호(통권 9호) 자치시대, 인천의 문제·인천의 비전

1996년 봄호(통권 10호) 인천의 교육, 그 실태와 합리적 대안
여름호(통권 11호) 정보양식의 변화와 인천
가을호(통권 12호) 인천 도시공간의 문화지형
겨울호(통권 13호) 시각문화의 도전

1997년 봄호(통권 14호) 가족, 라이프스타일의 대변화
여름호(통권 15호) 변혁기의 리더십
가을호(통권 16호) 다시 비판의 시대를 열며
겨울호(통권 17호) 미디어 정치와 방송의 책임

1998년 봄호(통권 18호) 노동시장의 변화와 실업문제
여름호(통권 19호) 대학은 무너지고 있는가
가을호(통권 20호) IMF 시대 사회운동의 과제와 전망
겨울호(통권 21호) 과학, 테크놀러지 그리고 민주주의

1999년 봄호(통권 22호) 창간 5주년 기념 심포지엄_세계화 시대, 지역위기와 지역발전
여름호(통권 23호) 한국진보정치운동의 과제와 조봉암
가을호(통권 24호) 건국 50년, 현대중국의 이해
겨울호(통권 25호) 세기말에 되돌아보는 인천 100년

2000년 봄호(통권 26호) 새 천년 세계체제의 비판적 조명
여름호(통권 27호) 동아시아 예술의 현재를 묻는다
가을호(통권 28호) 패전 55년 : 변하는 일본, 변하지 않는 일본
겨울호(통권 29호) 한국 사회운동의 비판적 재조명

2001년 봄호(통권 30호) 언론권력과 문화권력
여름호(통권 31호) 신자유주의여! 이제 그만
가을호(통권 32호) 21세기 미국은 무엇인가
겨울호(통권 33호) 이 땅에서 버림받는 사람들

2002년 봄호(통권 34호) 전쟁 없는 21세기를 위하여
여름호(통권 35호)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의 빛과 그림자
가을호(통권 36호) 베트남, 우리를 비추는 거울
겨울호(통권 37호) 2002년 겨울, 우리가 그려야할 지도자상

2003년 봄호(통권 38호) 한국의 보수주의, 하나의 끝과 새로운 시작
여름호(통권 39호) 한국의 진보, 새로운 가치와 양식을 찾아서
가을호(통권 40호) 이라크전쟁, 그 이후
겨울호(통권 41호) 세계, 지역 그리고 새로운 미래

2004년 봄호(통권 42호) 강남현상
여름호(통권 43호) 신인구론 - 고령화사회의 정치경제학
가을호(통권 44호) 영남은 21세기 한국의 타자(他者) 인가?
겨울호(통권 45호) 헌법을 생각한다

2005년 봄호(통권 46호) 성매매, 성매매방지법 그리고 페미니즘
여름호(통권 47호) 광복 60년, 오늘의 한국이 선 자리, 갈 길
가을호(통권 48호) 광복 60년, 일본을 다시 묻는다
겨울호(통권 49호) 민주화시대에 민주주의가 없다

2006년 봄호(통권 50호) 대한민국의 상처와 희망
여름호(통권 51호) 지금 당신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가을호(통권 52호) FTA와 대한민국
겨울호(통권 53호) 87년 '혁명', 그 후 20년 ① 민주화 세대 정치권력의 본질과 한계

2007년 봄호(통권 54호) 87년 '혁명', 그 후 20년 ②
여름호(통권 55호) 글로벌 인천은 살기 좋은 인천인가
가을호(통권 56호)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오늘
겨울호(통권 57호) 포스트 콜로니얼 시대의 재일조선인-어떻게 만날 것인가

2008년 봄호(통권 58호) 노무현 정권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여름호(통권 59호) 글로벌 도시, 공간정치의 격전지
가을호(통권 60호)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탄생
겨울호(통권 61호) 개혁개방 30년, 중국이라는 문제

2009년 봄호(통권 62호) 미국발 세계경제위기, 문제와 시각
여름호(통권 63호) 이명박 정부에 보내는 고언
가을호(통권 64호) 박탈과 낙오의 시대에 살아남기
겨울호(통권 65호) 낡은 재현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정체성의 정치로

2010년 봄호(통권 66호) 대졸자 주류 사회와 위기의 대학
여름호(통권 67호) 한국전쟁 60년 : 기억, 진실, 화해, 그리고 평화의 길
가을호(통권 68호) 식민지 100년 : 제국/식민의 기억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가?
겨울호(통권 69호) 21세기 한국사회, 지방은 어디에 있나

2011년 봄호(통권 70호) 복지국가, 제대로 논의하기
여름호(통권 71호) 차이메리카, G2시대를 가는 법
가을호(통권 72호) 후쿠시마 신드롬 : 원전의 볼모에게 안전한 내일은 있는가
겨울호(통권 73호)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

2012년 봄호(통권 74호) 정치의 불안인가 새로운 정치의 출현인가
여름호(통권 75호) 미디어 지각변동과 지식권력의 재편
가을호(통권 76호) 경제민주화에 대한 성찰
겨울호(통권 77호) 잃어버린 노동, 잊혀진 노동자를 찾아서

2013년 봄호(통권 78호) 시민운동 25년 :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넘어서
여름호(통권 79호) 한국형 관료체제를 다시 본다
가을호(통권 80호) 우리 시대 공동체운동의 양상과 의미
겨울호(통권 81호) 20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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