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자회담, 또 성과 없이 결렬

"견해차 상당, 논의 계속"…원내수석 간 물밑접촉 이어갈듯

여야 대치 국면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을 모았던 여야 대표·원내대표 간 4자 회담이 다시 성과 없이 끝났다. 정국 경색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 이어 3일 오전 진행된 2차 4자회담 이후, 양당 대변인은 공동 브리핑을 갖고 "특위, 특검에 대한 양당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대변인들은 "국정원 개혁특위에 관해서도 위원장 인선 문제, 입법권 부여 문제, 개혁 방안 및 수준에 관해 상당한 견해차가 있었다"며 "그러나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의와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앞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접견실에서 1시간가량 회담을 가졌다. 회담을 마치고 나온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시종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답을 하지 않았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역시 엷은 미소만 지었을 뿐 입을 굳게 다물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회담 성과에 대해 "논의를 좀더 해야 하는 상황이고 현재 별로 진전된 게 없다"고만 했다.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의사일정 참여 전면 중단 관련 질문에 "아직 합의가 안 됐으니…"라며 참여 중단이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많이 진전됐다. 결렬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양당 대변인들 역시 공식 브리핑에서 밝힌 것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 회담 성과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상대 당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상호 이해 폭을 넓힌 게 나름의 성과라면 성과"라고 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다만 이날 중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는지, 여당이 예산안 단독 상정을 강행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제 추측이지만, 오늘 이렇게 회의를 하고 당장 단독 상정을 하지는 않을까 한다"며 "오늘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변인들은 향후 추가 회담 전망에 대해 "(이날) 오후에 만날지, 내일이나 모레 만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며 "견해 차를 좁히는 노력을 한 다음에 만나야 하지 않겠나. 그런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물밑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당 간 접촉 통로는 원내수석부대표-원내대표로 이어지는 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양당 핵심 당직자들이 전날 심야 회동을 통해 국정원 개혁특위의 입법권 부여와 정보위 상설화, 정치개혁특위 구성 등에 합의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두 대변인은 "아는 것 없다",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지만 "그런 게 있었을 수는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