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철수와 큰 틀에서 협력하고 같은 꿈 꿔야"

"제2롯데월드, 호랑이 사육사 사고가 내 책임? 새누리, 팩트부터…"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치세력화 전망과 관련해 "큰 틀에서 협력하고, 같은 꿈을 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신의 재선 전망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파상공세에 대해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박 시장은 2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과 나는) 새로운 정치나 새로운 사회에 대한 같은 비전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한다며 "그래서 서로 큰 틀에서는 협력하고 같은 꿈을 꿔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서울시장 후보와 일전을 피할 수 없게 되지 않겠냐고 묻자 박 시장은 "큰 틀, 먼 길에서는 안 의원이 생각하는 새로운 정치 혁신이라는 점에 저도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큰 차원에서 보면 모든 문제가 결국은 잘 해결될 것"이라고만 했다.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냐'는 재질문이 나오자 "제가 정치평론가가 아니다"라고 명확한 답을 피하면서 "국민들이 실망하고 절망하는 정치가 아니라 새롭고 희망을 드리는 일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본다면 결국은 같은 길을 가게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 전망과 관련해 여당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전 대표 등이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하자 그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런 '선거 바람'보다 시민들의 삶의 질이나 행복을 위해서 제대로 해 주기 바랄 것"이라며 "마지막 판단은 결국 시민들이 하실 것"이라고 직접 언급을 피했다.

"제2롯데월드는 정부가 풀어야…호랑이 사육사 배치는 이미 결정돼 있던 것"

단 박 시장은 새누리당이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그의 책임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 지난달 삼성동 헬리콥터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공사 중단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해 "제2롯데월드 재검토나 층수 조정 문제는 정부의 판단과 결정이 먼저 선행돼야만 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롯데월드 안정성 문제는 국무총리실,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 그야말로 중앙정부에서 고도제한을 철회해서 추진하기로 결정한 사안이었지 않느냐"며 "현 정부가 나서서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역공을 폈다. 문제를 제기한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달 여당 내 처음으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가 호랑이에 물려 중태에 빠진 것은 박 시장의 보은인사가 부른 참사"라며 "박 시장이 인디밴드 출신의 비전문가를 서울대공원장에 앉혔기 때문"이라고 공격한 데 대해서는 "사육사 재배치는 이미 제가 임명한 대공원장 이전에 벌써 결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울 시정이 중요하니 얼마든지 많은 말씀들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팩트'(사실관계)를 잘 알고 말씀하시면 좋을 것 같다"며 "무책임하고 낡은 정치공세는 정치 혐오를 불러오고 국민 분열을 조장한다"고 새누리당을 우회 비판했다.

시정 사업과 관련해 박 시장은 "지하철 9호선 시민펀드는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서울형 민자사업 혁신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자평하고 "이 성공이 다음에 그런 공공·민자사업이 필요할 때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청계천의 '생태하천 재복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내년 초 쯤 큰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2050년까지 단기·중기·장기 플랜을 내놓을 생각인데, 제 원칙은 '임기 중에 뭘 끝낼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