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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사건' 여파, 대정부질의 첫날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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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사건' 여파, 대정부질의 첫날 '진통'

새누리 이우현 '도발'로 정회됐다 가까스로 수습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후 빚어진 '강기정 의원 사태'의 여파로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일제히 퇴장하고 대정부질의가 반쪽 진행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강창희 국회의장의 유감 표명도 빛이 바랬다.

강창희 의장은 19일 오후 대정부질문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재개되자마자 "어제 대통령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경호실로부터 물리적 제재를 받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강 의장은 "돌발적으로 발생한 것이지만, 어떤 경위로든 국회 관내에서 현역 의원이 물리적 제재를 받았다면 잘못된 일"이라며 "청와대는 사태 경위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고, 다시는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야 의원들께도 주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여야 의원 각 1명이 이와 관련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제가 바로 옆자리에 있었다"며 "경호원이 완력을 행사하면서 억압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충돌이 있었는데, 그걸 폭행이라고 우기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청와대 경호실을 비판했다.

문제는 이어진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 순서에서 발생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다"며 "(강 의원이) 차를 발로 차니까 순경이 차에서 내려와서 의원 신분인 줄 모르고 항의했더니, 도리어 강 의원이 어깨와 멱살을 잡고 구타를 했다"고 주장했고 본회의장은 야당 의원들의 야유와 항의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의원은 "한국은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안보가 중요하고 대통령 경호도 중요하다"며 경호실을 감싸는 한편, "(강 의원과의 시비 당사자인) 현 아무개 순경은 열 바늘을 꿰맸고 치아가 흔들리고 목과 허리를 다쳤다"며 "의원이라고 그 자리에서 경호처에서 나온 직원을 폭행하면 안 된다. 강 의원은 2010년에도 국회에서 김성회 의원을 폭행해 1000만 원 벌금형을 받았다"고 강 의원을 비난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석을 박차고 나와 발언대 아래까지 와서 적극 항의했고 이 의원은 "좀 들어보라", "사건을 누가 먼저 저질렀느냐. 언론에 다 나왔다", "가만히 있는데 그 순경이 그랬느냐"는 등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과 삿대질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말싸움을 벌였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고, 야당 의석은 텅 비었다. 대정부질문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이 "내가 잘 할 테니까 들어오시라"고 손을 흔들었지만 공허한 청으로 남았다. 결국 노 의원은 야당 의석이 텅 빈 상태에서 정홍원 총리 등을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했다. 이 와중에 방한한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강창희 국회의장의 소개로 4층 방청석에서 본회의장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남아 있던 여당 의원들 등은 박수로 '반쪽 환영'을 보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퇴장 후 본회의장 밖에서 대책을 논의한 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을 나가며 기자들과 만나 "키르기스 대통령도 오고 해서 의전은 갖춰 주자고 했지만 의원들 분위기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말자는 쪽"이라며 "아마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인사 순서에서는) 원내지도부만 들어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노철래 의원의 질의 순서가 끝나고 강창희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를 의장석 앞으로 불렀고, 3시경 정회를 선포했다. 국회의장이 유감을 표명한 선에서 넘어가는가 했던 '강기정 의원 사태'가 여당 의원의 도발에 의해 또다시 본회의 중단으로 이어진 셈이다.

민주당은 3시 30분께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고, 40분가량 의총이 진행된 상태에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총회를 잠시 중단하고 강창희 국회의장을 만나러 의총장을 나섰다. 전 원내대표가 강 의장을 면담하고 올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기다리기로 했다.

전 원내대표는 의총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과 만나 "의장이 '유감스럽고, 재발은 안 된다'고 상황을 정리했지 않나"라며 "그런데 여당 의원이 국회를 파행시키기 위해 도발했다"고 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이 의장 권위에 도전한 것"이라며 "(의장이) 새누리당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요구하기 위해" 의장을 만나러 간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결국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후 5시 10분께 본회의를 재개하면서 "오후 본회의 속개와 함께 강기정 의원 관련 사안에 유감을 표명했고 청와대에 진상규명과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나 의사진행 과정에서 여야 간 다툼이 더 치열해진 것을 보고 안타깝다"며 "국정을 이끌어 갈 책임이 있는 여당이 더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해 주기 바라고, 야당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한 만큼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재차 유감을 표했다.

새누리당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경위에 관계 없이, 국회 관내에서 경호 관계자에 의해 강 의원에 대해 과도한 물리적 제재가 있었던 사실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는 유사한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이우현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사안에 대한 이 의원의 발언으로 본회의가 정회돼 유감"이라며 "앞으로 국회 구성원으로서 동료 의원에게 보다 세심한 배려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사실상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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