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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상식, 원전이 LNG보다 훨씬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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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상식, 원전이 LNG보다 훨씬 싸다?

[편집국에서]핵마피아의 꼼수, 일본을 보라

지방자치단체장이 되면, 대형 행사를 벌여 재정은 엉망으로 만들고 나중에 자신은 구속되는 일이 빈번하다. 억지로 투자 대비 효과를 과장하고 뒷돈을 챙긴 것이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쯤되면 공천의 대가로 뒷돈을 누군가에게 줘야 했거나, 더 큰 야망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자체를 볼모로 사익을 챙긴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든다.

핵발전을 고집하는 정치권력을 보면 구속된 자치단체장들의 행태가 떠오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원전 비리로 핵발전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자 박근혜 정부는 '원전 비중 동결'을 선언했다.

하지만 '원전 비중 동결'은 시간이 갈수록 기만적인 포장술로 드러나고 있다. 발표 당시에도 핵발전 반대 진영의 시민단체들은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감추고, 비중 동결을 거론한 것은 사실상 원전 확대"라는 날카로운 지적을 잊지 않았다.

▲ 박근혜 정부가 원전 확대 정책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원전 비중 동결"=2035년까지 18개 신설?

그런데 벌써부터 정부가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원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슬슬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관련해 원전의 발전 비중을 현재의 26.3%에서 29%까지 끌어올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식이다. 정부 발표대로 원전비중을 20%대에 묶기는 하겠지만, 30%에 최대한 가깝게 비중도 현재보다 늘린다는 것이다.

정부가 예측하는 전력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원전비중을 29%까지 올릴 경우 원전 18기가 새로 건설돼야 한다. 2027년까지 건설이 확정된 11기의 원전 외에도 추가로 7기를 더 짓겠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는 "석탄은 이산화탄소배출, LNG는 비용,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상업성으로 인한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결국 '원전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기존 논리가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는 설명도 따라붙는다.

하지만 핵발전은 '전력대란'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며, 그것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를 얻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현실적 논리'는 지자체장이 강조하는 투자 유발효과처럼 '떡고물'을 노린 포장용 명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핵발전이 값싼 발전방식이라는 것은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한 학자들에 의해서 부정되고 있다.

단숨에 가격 역전, 원전 발전단가> LNG

정부의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정책 권고안을 마련한 민관합동 워킹그룹에서 전력분과장을 맡았던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당시 '사회적·환경적 비용'을 감안하라는 권고안을 적용해 발전단가를 산정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판매단가는 원전이 킬로와트아우어(㎾h)당 47.9원으로 석탄(62.4원)과 LNG(119.6원)에 비해 크게 낮다. 하지만 사회·환경적 비용을 포함시키면 원전의 단가는 95~143원, 석탄은 88~102원, LNG는 92~121원으로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핵발전은 '가장 비싼 발전방식'이 된다는 것이다.

수상한 것은 그동안 LNG는 이미 킬로그램(㎏)당 60원의 개별소비세와 24.2원의 수입부과금, 4.9원의 안전관리부담금 등이 부과된 반면, 원전과 석탄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부가가치세와 전력산업기반기금 외에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LNG가 핵발전보다 훨씬 비싼 연료가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조 교수가 적용한 사회적·환경적 비용도 원전의 핵폐기물 관리 비용까지 포함시킨 것은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원전비리로 드러난 무시무시한 안전 사고 문제까지 고려하면 비용 추산이 사실 어렵다.

따라서 핵발전이 '값싸고 안전한 발전방식'이라는 논리는 지자체장이 벌이는 대형 행사들에 동원되는 논리보다 터무니 없다고 볼 수 있다.

국내의 원전산업을 확대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핵마피아들이 어떤 해괴한 논리들을 세뇌시키려들지 예의 주시해야 할 때다.

갑상선암 10만 명 1.7명-> 10만 명 12명으로 급증

핵마피아의 행태가 어떨지는 지금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 정부가 벌이는 작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논리로든 핵발전 산업을 지키려는 '핵마피아'의 꼼수들은 기가 찰 지경이다.

1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후쿠시마(福島)현에서 어린이·청소년(사고 당시 18세 이하) 갑상선암 발병률(확진 기준)은 인구 10만명 당 12명 꼴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 후쿠시마 주변 4개현에서의 조사결과 15∼19세 인구 10만명 당 1.7명이 갑상선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난 점 등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변화다.

갑상선암은 요오드의 영향을 받는 암이며, 방사성 요오드가 대량 방출되는 핵사고 이후 갑상선암이 급증한다는 점에서 후쿠시마현의 통계는 핵사고의 영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후쿠시마현 당국은 "피폭의 영향으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방사선량 측정, 개인별로 바꾼다?

이것도 부족한지 일본 정부는 방사선량 측정 기준 자체를 사실상 피폭량 허용치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전문가검토회의는 지난 11일 후쿠시마 주민 등의 건강 대책과 관련해 방사선량 측정 기준을 '개인별'로 전환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현재는 주민이 하루 평균 8시간 옥외에서 생활한다고 가정하고 항공기 등을 이용해 조사한 공기 중의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주민이 개인별로 몸에 지닌 방사선량 측정기의 수치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개인별로 측정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측정 방식을 개인별로 바꾼 표본조사에서 현재 공간 측정 방사선량보다 무려 66.6∼85.7%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

문제는 표본조사가 아니라 실제로 모든 사람들에게 방사선량을 지급해 개인별로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은 방사선량 허용치를 임의로 높이는 꼼수를 써왔다. 이제는 측정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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