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 6개월 동안 애플에 1000∼2000 차례에 걸쳐 사용자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정보제공 요청 내역을 담은 7쪽 분량의 문서를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애플이 정보제공 내역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미 정부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애플에 아이튠스, 아이클라우드, 이메일, 사진 서비스 등을 이용한 개인의 정보를 요청했다.
미 정부는 총 1000∼2000 차례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했고, 이와 관련된 사용자 계정은 2000∼3000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강도 등 범죄 수사와 관련이 있는 개인에 대한 정보, 미아를 포함해 실종이나 납치된 사람들, 자살 시도자에 대한 자료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애플은 재판 중인 사안은 공개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표 금지령' 때문에 "0건에서 1000 건의 정보제공이 이뤄졌다"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건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인터넷 기업들은 미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에 협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결백을 주장하며 정부에 제공한 정보 내역을 공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8605개 기기와 관련된 3542차례 정보제공 요청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휴대전화나 운송 중에 잃어버린 물건과 관련된 자료로, 애플은 이 경우 88%의 자료 제공 요청건수에 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플은 현재 논란이 되는 '애국법(Patriot Act) 215조'에 따른 정보제공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2001년 9·11사태 이후 발효된 애국법 215조는 정부가 통신회사를 상대로 고객의 통화 정보를 광범위하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영국은 127차례, 스페인 102차례, 독일 93차례, 호주 74차례, 프랑스 71차례 애플에 정보제공을 요청했다.
애플은 "정부는 요청한 정보 내역 가운데 제한된 양만 공개를 허용했다"며 "우리는 이 같은 '공표 금지령'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정보가 제공되는지 알고 싶어하지만 아직 고객의 권리를 어떻게 다룰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적법하게 정보를 제공했고, 앞으로도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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