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이웃나라인 멕시코 대통령의 전자우편을 수년 전부터 들여다본 것으로 드러나 양국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은 NSA의 '특정 작전부'(TAO)가 지난 2010년 5월 당시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전자우편 계정이 담긴 서버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한 문건을 확인했다.
슈피겔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이렇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문건에서 대통령 전자우편 계정은 외교 분야를 비롯해 경제, 통치 분야 전반에서 '정보의 보고'로 평가받았다.
NSA 내부 문건은 또 페냐 니에타 현 대통령이 발송한 문자 메시지 8만5489 건을 엿봤다고 보고했다.
이런 방식으로 수집한 정보를 5단계로 매겨 멕시코의 마약 거래 정보를 1급으로 가장 높게 분류했고, 멕시코 통치 관련 정보와 군사력, 인권, 국제무역 등은 3급으로 꼽았다.
NSA의 다른 내부 문건에서는 2009년 8월 멕시코 공안국 고위 관료의 전자우편 계정도 파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NSA는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샌안토니오를 비롯해 멕시코시티 내 여러 미국 공관에 첨단 감청 장비를 설치, 마약 거래나 인신매매 등과 관련된 전화 통화를 엿듣고 그해 260건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NSA는 슈피겔의 확인 요청에 "개별 사안에 공개적으로 답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면서 "다른 모든 국가가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을 미국도 썼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브라질 TV인 'TV 글로보'가 지난해 멕시코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니에토 현 대통령을 '감시'했다고 보도하자 니에토 대통령은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조사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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