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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동학 유족에 진심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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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동학 유족에 진심 사과"

"한 풀릴 때까지 108배 할 것"

최근 자신이 조선 말 전북 고부군수를 지낸 조병갑의 증손녀란 사실을 공개했던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동학농민혁명군 유족에게 사과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오후 충남 공주유스호스텔에서 동학농민혁명군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학농민혁명 112주년 기념 유족의 밤' 행사에 참석, "조상을 대신해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9월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할 때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이이화)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는데 '제가 조병갑의 증손녀'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참석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적절한 시기에 정식으로 사과하는 게 좋다고 보고 미뤄오다 오늘 기회를 갖게 됐다"며 "저를 초청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사자인 조상이 유족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나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흘렀다"며 "늦었지만 동학혁명군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애국자로 대접받는 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학농민혁명군의 영혼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최근 몇 달 동안 매일 아침 108배를 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한이 풀릴 때까지 (108배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조병갑의 증손녀란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기 전에 유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려고 했는데 진작에 찾아뵙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밖에 그는 "오늘은 처음 만난 날이다 보니 많은 얘기를 못해 죄송하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여러분을 부모님 모시듯이 따뜻하게 모실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한 뒤 이에 대한 약속의 의미로 유족들에게 큰 절을 올려 박수를 받았다.

조 전 수석은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동학의 태인 대접주였던 김개남 장군 손자인 김상주(59.전북 정읍시)씨 등 유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한편 정남기 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행사는 화해와 용서의 자리"라며 "동학농민혁명군의 후손은 바로 동학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이며, 동학혁명군의 후손이라도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조 전 수석과의 일문일답.

-지금 심정은.

"그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사과를 하고 나니 마음이 너무 가볍다"

-농학농민혁명군 유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게 된 동기는.

"그동안 (제가 조병갑의 증손녀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살려고 했다. 하지만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해원(解寃)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했다. 제가 조병갑의 증손자인데 계속 신분을 속이는 건 유족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다.

신문에 보도되기 전 이 사실을 유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려고 했는데 진작에 찾아뵙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조 전 수석은 '월간조선'이 자신의 가계사 폭로 이후 일부 언론사 정치부 기자에게 보낸 해명 이메일의 일부 내용에 대해 참여연대 회원이 강하게 비판했는데.

"월간조선이 저의 가계사를 폭로한 이후 정신이 없었고 정리가 잘 안돼 글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실수한 것이다.

하지만 참여연대 회원이 내가 말하고자 했던 의도와는 다른 글을 써 솔직히 섭섭했다."

-또 해명성 이메일에서 '동학혁명의 의미를 정당화 할 주체가 있어야 하고 우리 증조부가 그 희생양이 된다면 나쁠 것도 없다'는 말은 것도 논란이 소지가 있는데.

"이는 당시 내가 말하고자 했던 본질이 아니다. 희생양이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오늘 동학농민혁명군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는데 사전에 친정 아버지와 상의했나.

"상의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저와 함께 참언모(참언론을 위한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상의하지 않았어도 심정적으로 저를 믿고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정말 없나.

"할아버지는 일제 때 매일신문에서 일한 친일파였으나 8.15 해방 이후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무위도식하다 돌아가셨다. 저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인지 부채의식이 없다. 미국으로 유학을 갈 때도 집에서 돈 한푼 갖고 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유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동학농민혁명군의 영혼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최근 몇달 동안 매일 아침 108배를 하고 있다. 유족들의 한이 풀릴 때까지 (108배를) 계속할 생각이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 만난 날이다 보니 많은 유족에게 얘기를 못해 죄송하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여러분을 부모님 모시듯이 따뜻하게 모실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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