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lived some thirty years on this planet, and I have yet to hear the first syllable of valuable or even earnest advice from my seniors.
내가 이 지구상에서 30여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쓸만한, 아니면 최소한 정직한 도움말 한마디 들어본 적이 없다.
미국의 문필가 헨리 데이비드 쏘로우 (Henry David Thoreau)의 말이다.
영어 공부를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이런 말을 너무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듣고, 많이 말하라”는 말 이외에는 다 별로 쓸모없는 말들이다. 자기들만이 아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처럼 떠벌이는 사람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결국은 자기들 돈 벌어 먹기 위한 과대포장 광고일 뿐이다.
필자는 산골에서 초등학교를 나왔다. 중학교에 가기 전에는 영어 글자 한 자를 본 일이 없다. ‘조기 영어교육’이라곤 시골에서 흔하디 흔하던 지게가 영어 글자 ‘A’자와 닮았다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도 영어로 먹고 산다. 미국에서 영어로 계약서도 쓰고 재판도 한다.
뭐 특별히 영어 비법을 터득해서가 아니다. 읽는 것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읽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러저러한 글을 많이 썼다. 제대로 할 말이 있으면, 말하는 것도 자신이 생긴다. 내 말을 듣는 사람이 미국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들어줄 말을 하면 들어야 한다. 나의 발음이 익숙치 않으면, 듣는 사람이 알아 듣도록 노력한다.
쏘로우의 말대로 별로 쓸모없는 말일지는 모르지만 영어 공부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선, 영어 공부 그것은 평생 하는 일이다. 따라서 거창한 목표를 잡지 말자.
영어 공부라기보다는 영어를 통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우선 ‘정복’이니 ‘완성’이나 ‘마스터’니 하는 말을 잊어 버려라. 영어를 ‘정복’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틀림없이 실망한다. 한국 사람으로 영어를 ‘마스터’하겠다고 나서기 전에 과연 한국말은 ‘마스터했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아라.
‘정복’이니, ‘완성’이니 하는 헛된 목표를 없애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오늘 한 페이지 좋은 글을 읽고, 한 가지 좋은 표현을 배웠으면 그것이 오늘의 업적이고, 한 발자국 더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성취감을 갖자. 그래야 다음 날 영어 공부 할 맛이 난다.
둘째, 공부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글을 가지고 공부하자.
물론 왕초보 시절부터 자기기 읽고 싶은 글을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나 시작은 교과서 가지고 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고등학교 과정을 거쳤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가 관심을 갖거나 종사하는 분야가 결정되었을 것이다. 영어 공부도 자신의 일과 관심의 일부로 만들면 훨씬 효과적이다.
내 경우에는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영어로 된 소설을 읽으면 물론 영어 공부도 되지만 공부라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쓰는 영어 문장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니 영어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영어 수준에 따라 쉬운 영어로 다시 써 놓은 책들이 많다. 필자는 고등학교 때 쉬운 영어로 다시 풀어서 쓴 영어 성경을 읽었다. 그리고 ‘Jane Eyre’ ‘Wuthering Heights’ 같은 소설을 쉽게 쓴 책을 보고 공부했다.
세째, 듣는 연습이 말하는 연습보다 더 중요하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다. 상대방이 나에게 하는 말을 알아들어야 할 말이 생긴다.
귀가 뚫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반복에 반복을 통해서 익히는 수밖에 없다. 몇 시간만 하면 영어가 들린다는 식의 광고에 속지 말자.
요즈음은 듣는 연습을 할 기회가 많다. 테이프, 씨디 등 다양한 기계와 내용이 있다. 처음 하는 사람은 대본이 있는 내용을 가지고 듣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본을 한 번 읽어 보고 들어보면 훨씬 귀에 잘 들어 온다. 미국에서는 읽어 주는 책 - audio book -이 많다. 대본과 함께 사서 챕터 별로 읽어 나가는 것이 듣기 연습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네째, 쓰고 말하기는 우선 쉬운 단어를 쓰자.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였던 C. K. Ogden은 영어 단어 8백50개만 가지고 모든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그 중에 동사는 18개 : be, come, do, get, give, go, have, keep, let, make, may, put, say, see, seem, send, take, and will. 그는 대부분의 외국인에게 30시간만 가르치면 기본 영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읽고 듣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 우선은 이런 기본 단어만 가지고 쓰고 말하기를 해도 훌륭한 영어가 된다. 실제로 미국에서 태어난 원어민들의 일상 대화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더 좋은 영어, 더 고급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은 당연히 읽고 듣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 적절한 표현, 정확한 단어를 공부하면서 쓰고 말하는 데에 적용을 한다.
말을 유창하게 하고 글을 조리있게 쓰는 것은 영어의 문제만이 아니다. 영어 공부의 문제가 아니고 언어의 문제다. 영어만 고민하지 말고 한국어로도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말로써, 글로써 전달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섯째, 영어로 말을 잘 하려면 약간은 얼굴이 두꺼워질 필요가 있다.
외국어로 말하다 보면 틀리는 것이 큰 일이 아니다. 기본을 갖추고 나면 자신을 가져야 한다. 앞에서 말했던 “네 탓이오”를 신봉하고 자존심을 가지고 영어를 하면 된다.
미국 사람들도 틀린 영어를 많이 한다. 가장 유명한 미국 사람, 조지 부시 대통령도 틀린 영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말을 가끔씩 한다. 부시의 말 실수를 표현하는 말도 있다. ‘Bushism’이라고 한다. Bushism이라는 책도 있다.
2000년 3월 4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뷰 도중 부시가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앨 고어 (Al Gore)에 대해서 한 말이다.
The fact that he relies on facts - says things that are not factual - are going to undermine his campaign.
논리적으로 문법적으로 틀린 말이다. 왜 틀렸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부시가 잘못 말하면 실수이고, 외국인인 우리가 잘못하면 무식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실수는 실수다. 영어로 말하다가 실수했다고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말자. 더 부끄러워 할 것은 우리도 자주 한국말도 틀리게 한다는 사실이다.
말을 잘못 알아들으면 다시 말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자. I beg your pardon ? 이 말을 알아두고 필요할 때 써먹기 바란다.
옛날 한국의 국회 간부가 미국을 가게 되어서 영어를 급하게 가르쳤다. 소위 cram course를 한 것이다. 이 노장 국회의원 영어 실력이 실력인지라 “I beg your pardon?”을 강조해서 가르칠 수밖에. 이 양반이 미국에 와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인사하는 자리였다. 미국의 Speaker of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가 말한다. “How do you do?” 이에 대해서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 대답은 “I beg your pardon.”이었다고 한다.
이것은 정도가 좀 지나쳤지만, 못 알아 들으면 다시 말해 달라고 말하는 게 나쁠 건 없다.
다시 말하지만 영어 또는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일생 동안 하는 일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다. 결국은 자기가 자기를 가르쳐 나가야 한다.
요새 선생님 탓하는 사람이 많다. 자기들이 영어 못하는 것이 마치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 잘못인 것처럼 떠드는 사람들, 깊이 반성하기 바란다. 그 선생님들이 쌓아준 기초를 가지고 열심히 해왔으면, 당신도 영어를 필요한 만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We teachers can only help the work going on, as servants wait upon a master.
우리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공부를 계속하도록 도와 주는 일뿐이다. 마치 하인이 주인의 시중을 들 듯이.
몬테소리 교육을 창시한 마리아 몬테소리라는 이탈리아의 의사 겸 교육자가 한 말이다.
<챙길 만한 영어>
some thirty years: 30여 년간. 아주 유용한 표현이다.
I have yet to hear…: 이것도 꼭 알아두어야 할 표현. 직역하면 “나는 아직 이런 말을 들어야 한다 “의 뜻이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말을 듣지 못했다는 표현.
undermine: 기초가 되는 것을 침식해서 약하게 하다.
wait on : 시중들다.
Maria Montessori : 대단한 여자다. 1870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1952년에 죽었다. 이탈리아 최초의 여자 의사이고 후에 의사직을 버리고 다시 심리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로마대학에서 인류학 교수가 되었고, 그 후에는 그것마저 버리고 어린이 교육에 전념했다. 어린이들의 자발적 학습을 강조하는 몬테소리 어린이 학교를 창시했다.
pardon : 용서하다. I beg your pardon. 무슨 말씀을 하셨지요.
House of Representatives: 미국의 하원. Senate는 상원. 상하 양원을 합쳐서 Congress. Congressman, 뜻으로는 상원이나 하원의원을 나타내지만 실제로는 하원의원을 지칭. 상원의원은 Senator. 호칭으로는 Sen. Kennedy, 케네디 상원의원. Rep. Ferraro, 페라로 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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