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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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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태규 명리학 <45>

서태지라는 문화 코드

90년대 초반 혜성과 같이 등장하여 'Before 서태지'와 'After 서태지'로 우리 대중음악계를 구분해도 무방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예쁘장하고 묘하게 생긴 서태지라는 청년이 과연 어떤 인물인지를 음양 오행을 써서 알아보았다.

필자는 벌써 오십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지만, 서태지의 음악에 매료되어 있기는 젊은 사람들과 차이가 없다. 늘 서태지의 태어난 생시를 알고싶어 하지만, 워낙 접근이 어려우니 태어난 날까지의 음양 오행을 통해 그를 알아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서태지는 양력으로 1972년 2월 21일생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하다고 생각된다.

시 일 월 년
X 壬 壬 壬
X 午 寅 子

일견해서 음악성이 뛰어난 사주이다. 그의 태어난 음양 오행으로 볼 때, 서태지는 싱어라기보다는 송 라이터에 가깝다. 왜 서태지의 음악성이 좋다고 판단하는 것일까? 사실은 아주 간단하다. 태어난 날, 즉 일간이 임수(壬水)이고 그런 임수가 월과 년에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물인 사람은 음악성이 뛰어난 것일까?

임은 수기(水氣)인데, 수기는 인체로 따지면 귀와 청각에 해당된다. 사주에 임수가 강하거나 길한 작용을 하면 청각이 발달된 사람이다. 음악가는 당연히 청각이 예민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서태지의 경우 대단히 예민한 청각을 가졌기에 음악가로서의 기본 자질이 대단히 좋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음악성을 자신의 의지와 주체성에 의해 표현할 줄 알아야 개성있는 음악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능력을 명리학에서는 식상(食傷)이라고 부른다.

식상이란 자신의 의지와 느낌을 외부 세계로 방출하는 힘으로서 서태지의 경우 임수이므로 갑이나 을목의 기운에 해당된다. 즉, 수생목(水生木)하는 작용을 의미하며 이를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신명이라 부르기도 하고 재주라고도 표현하는 기운이다. 서태지는 태어난 달이 寅月인데, 이 寅이라는 글자가 바로 나무 기운이다. 그리고 그의 10년마다 변하는 대운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65 55 45 35 25 15 5
己 戊 丁 丙 乙 甲 癸
酉 申 未 午 巳 辰 卯

서태지의 경우 15세부터 20년간 갑진 대운과 을사 대운을 거치게 되어 있다. 자신의 음악성을 밖으로 표현하는 기간이 20년간 이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서태지는 15세에 갑진 대운을 만났는데, 그 스스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서, 중학교 2학년 때 용돈을 모아 독학으로 기타를 배웠는데 아버지가 3대나 부수며 못하게 하셨지만 끝까지 음악을 고수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이 해부터 서태지는 자신의 내부로부터 끓어오르는 음악에 대한 정열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위 '끼'가 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필자는 이 같은 기록을 보고 1972년 2월 21일로 알려져 있는 생일이 정확하다는 것을 자신할 수 있었다.

서태지는 1989년 기사년에 가서, 저 유명한 메탈 그룹 '시나위'의 베이스 기타를 맡으면서 음악 생활을 시작했고, 1991년 신미년에 자신의 그룹인 '서태지와 아이들'을 결성하게 된다.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그는 1992년 4월에 1집 앨범을 낸 것이 커다란 히트를 치고 일약 가요계의 정상으로 오른다. 앨범이 나온 때는 壬申년 癸卯월로서 임수와 계수가 함께 오니, 서태지 음악의 시작인 셈이다.

그가 최초로 TV 방송에 출연하여 '난 알아요'를 부른 것은 3월 29일인데, 이 날 또한 甲辰일로서 甲木의 날이었다. 이처럼 서태지는 나무의 운에 활발하게 움직인다. 최초의 라이브 콘서트가 개최된 것은 그 해 8월 16일로서 무신월 갑자일이었다.

무신월의 의미는 인기가 급상승하고 콘서트를 열게 되자 상당한 심적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이지만, 공연 일자가 16일 갑자일이라 갑목이 힘을 쓰니 서태지로서는 행운의 날이라 공연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방송 데뷔와 최초 콘서트 모두 서태지로서는 행운의 날이었기에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

데뷔한 첫해에 최고인기 가수상을 수상한 그는 다음해인 계유년, 물의 해에는 상이란 상은 거의 독식하게 된다. 이어서 1994년 갑술년은 갑목의 기운이 작용하여 서태지로선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한 해로서, 그 해 8월 임신월에는 걸작 음반인 3집을 발매한다. 주옥같은 노래들로 가득 차 있는 '발해를 꿈꾸며'이다. 필자가 서태지에게 매료되기 시작했던 것도 사실 이 3집 앨범부터였다.

특히 '교실 이데아'에 나오는 '됐어, 이제 됐어'하는 노랫말이 반복되는 부분은 주술적인 마력을 지닌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묘한 끌림을 가지고 있었다. 필자는 그때 서태지의 열렬한 팬인 아들에게 '야, 니가 좋아하는 서태지 말이야, 이젠 거의 교주 차원에 가 있는 것 같은데' 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필자가 가장 즐겨하는 것은 3집이 아니라 4집이다.

아들 덕분에 테이프를 자주 듣게 되었고, 그 바람에 심취하게 되었다. 서태지라는 예쁘장하게 생긴 청년이 뱉어내는 노랫말과 사운드는 반복해서 들어도 싫증이 나기는커녕 더욱 끌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서태지로서는 이 때가 나름의 한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1989년 기사년에 시작한 밴드 생활이 1995년 을해년에 가자 만 6년이 되어 충운(衝運)을 맞았고 음악적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충운은 언제나 인생길에 변화와 새로운 계기를 가져다준다. 서태지는 1996년 1월, 을해년 기축월에 밴드를 해체하고 은퇴한다.

하지만 팬들의 불같은 성화와 음반사의 집요한 권유에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서태지는 1998년 7월에 개인 음반을 발매하게 된다. 그의 운세로 볼 때, 대운이 乙巳 대운으로 여전히 창작의욕은 강하지만, 사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그 중에서도 2000년 경진년부터의 기간은 그가 새로운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金의 해여서 외적 활동보다는 음악을 듣고 연구하는 기간인 것이다. 즉 서태지는 사실상 새로운 음악의 경지로 가기 위해 다양한 장르들을 탐색하고 실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개인 음반에 실린 곡들의 제목들도 그의 음악이 지닌 실험적인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웬만한 가수나 뮤지션이라면 이 기간중에 대중의 뇌리 속에서 지워질 수도 있었지만, 그의 각별한 천재성과 음악적 마력은 그가 추구하는 실험성 강한 음악만으로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힘을 가졌다고 풀이해야 할 것이다.

서태지의 음악은 금년부터 제 3기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사주로 볼 때, 서태지 음악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실험성은 강하지만 한 차원 높은 음악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2004년부터 그간의 실험을 마무리하고 대중성까지 곁들인 음악을 들고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서태지가 결혼하는 시기는 2007년경으로 보인다.

서태지의 사주는 영국의 전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와 대단히 유사한 점이 있다. 폴 매카트니는 1942년 6월 18일생으로 음양 오행으로 펼치면 다음과 같다. 서태지와 비교해 보면 재미있다.

시 일 월 년
서태지 X 壬 壬 壬
X 午 寅 子

폴 메카트니 X 壬 丙 壬
X 寅 午 午

두 사람의 공통점은 태어난 날이 같은 壬水의 날이어서 음악성이 좋다는 점과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되는 寅木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서태지가 폴 매카트니보다 음악성이나 표현력이 더욱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서태지는 15세부터 20년간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는 강력한 활동을 보이지만, 폴의 경우 그같은 노력은 비틀즈 시절에 한정되고 사실 그 이후 그의 음악성은 다소 틀에 매어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적 감각은 폴이 한 수 위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반해 서태지는 모든 연주를 자신이 하고 나서 나중에 합성하는 정말 특이한 제작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런 점은 그의 편집적인 성격을 나타내고 있어 사업적인 감각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 대중음악계는 이미 영ㆍ미의 영향으로부터 탈피해 있다. 오히려 영미 대중음악계는 지나치게 자본화되고 상업화되어 머라이어 캐리나 휘트니 휴스턴, 마이클 잭슨과 같은 블록버스터형의 가수들만 판을 치고, 사실상 창의성있는 뮤지션들이 제대로 등장하고 있질 못한 실정이며, 사양길로 들어선 것 같다.

그에 반해 우리 대중음악계는 90년대 이후 서태지와 신해철이라는 천재 뮤지션들의 등장, 그리고 편안한 음악 위주의 이승환 같은 뛰어난 대중 스타들을 필두로 김종서, 신승훈, 이승철 등등 좋은 뮤지션과 가수들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최근 우리 음반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은 '소리바다' 때문이 아니라, 댄스뮤직 위주의 기획성 상품들이 범람하면서 팬들을 음악으로 끌어들이는 진지한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 글을 쓰면서 아쉬운 점은 우리 대중 뮤지션이나 가수들의 생일에 관해 사이트나 홈페이지에 올려진 것이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신해철 같은 경우, 서태지와는 또 다른 그만의 카리스마와 품격을 보이는 뮤지션이건만 생일이 정확한 것 같지 않아 소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음악을 잘 만드는 사람과 보이스(voice)가 뛰어난 가수와는 사주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이야기해 두고자 한다. 서태지의 경우 음악성이 뛰어난 편이지만, 목소리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 음색이 좋은 가수는 대부분 사주에 수기(水氣)가 아니라 화기(火氣)가 강한 편이다. 불이 강한 사람은 혀가 발달되고 성대가 좋아서 대단히 인상적인 음색을 지니게 된다.

최근 좋은 활동을 보이고 있는 '왁스'같은 가수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하겠다. '왁스'가 내지르는 샤우트(shout)를 들어보면 그녀가 정말 타고난 가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서구의 경우 유명한 포크 송 가수인 존 바에즈 같은 여성 또한 사주에 화기가 강하다.

샤우트 얘기가 나온 김에 얘기인데, 우리나라는 갑목의 나라이고, 불이 강한 민족성이라 붉은 악마도 그렇지만 자신의 흥과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데 능한 민족이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모두 가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니 우리 대중 가수들 중에 샤우트(shout)가 약한 가수는 없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누구 노래가 좋고, 누구 음악이 좋으냐에 대해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론가들이야 직업인지라 무엇인가를 평해야 하고 때로는 순위와 점수를 매겨야 하지만, 사실 예술이란 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성이 더 중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자기가 좋아하고 끌리는 사람의 음악이나 노래를 들으면서 생활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어찌 되었든 올 가을 필자가 좋아하는 또 하나의 뮤지션인 신해철이 그간의 공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고 하니 기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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