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대행업자'도 때로는 웃고 싶다**
"나도 때로는 실없는 남자가 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는 분이 안 계신지?
"때로는 야한 여자가 되고 싶은" 어떤 여자 탈렌트의 심정을 알 것 같은 심각한 사람들은 이 글을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나는 변호사다. 변호사의 본질은 '고민 대행업'이다.
"짐 지고 무거운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크게). 돈만 가지고 와라(속으로, 남한테 안 들리게)."
그렇게 광고 내고, 돈을 갖고 찾아오는 클라이언트(client)들의 고민을 대신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 하루에 8시간 길게는 24시간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심각한 일상 중에서 짬을 내어서 웃어보자는 것이 이 글의 주된 목적이다. 내가 처음 읽고 크게 웃었던 농담들을 소개한다.
여러분도 'LAUGH & learn' 칼럼을 읽고 한번 크게 웃어 주면 필자의 의도는 80퍼센트 달성된 것이다.
나머지 20퍼센트는 한 두 마디 쓸만한 영어 표현을 건지는 것이다.
요새 괜히 영어 교육에서 특별한 비법이나 있는 것처럼 떠들면서, 대한민국 중고등학교 영어 선생님들을 비방하는 버르장머리없는 신종 영어 장사꾼들이 많다.
별것도 아닌 비법을 찾아 비싼 돈 쓰지 말고, 프레시안을 열심히 보기 바란다. 이 글을 읽고 갑자기 영어 도사가 되지는 않겠지만, 세월이 지나면 가랑비에 잠방이 젖듯 영어 실력이 쑥쑥 자라날 것이다.
가끔씩, 정치가 어쩌고 대통령 아들이 저쩌고 하는 것은 실없는 말들이니 그냥 흘려버리기 바란다. 프레시안이 워낙 심각한 글만 싣는 신문이어서 그런 말을 안 쓰면 글을 안 실어줄 것 같아서 신문쟁이 말로 약간의 "초를 친" 것이다.
질문, 격려, 질책은 다음의 이메일 주소로 : jkym@yahoo.com
2002년 5월 로스앤젤레스에서
필자
***"판사님한테 묻는 줄 알았죠"**
줄줄이 검찰에 불려 가는 실세, 고위층 그리고 대통령 아들(들).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 분들의 변호사가 하고 싶어도 차마 못하는 말들일 것이다.
검찰 그리고 국민이 물어 보고 싶은 첫째 질문은 뻔하다.
"받았느냐 ? 안 받았느냐?" 하는 것이다.
검찰청 앞에서 텔레비젼 카메라를 똑바로 보고 당당하게 하는 대답도 뻔하다.
"내가 그 돈을 받았으면 할복을 하겠다." 아니면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내가 그 돈을 받았겠는가 ?" -대개 그런 얘기다.
아주 훌륭한 모범 답안이다. 강력하게 부인해서 의심의 여지를 없애거나, 되레 멍청한 질문을 하는 상대방의 상식을 의심케 하는 고전적 고단수의 명답이다.
정권 말기가 되면 권력의 서슬이 무디어진다. 고전적 고단수의 명답만 가지고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대통령 아들이라도 받은 것이 너무 분명한 확실한 물적 증거가 나오면 부인만 할 수가 없게 된다.
그 때는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I didn't accept it. I received it."
이 말은 리건 대통령 밑에서 국가 안보 특보(national security advisor)를 했던 리차드 알렌 (Richard Allen)이 한 말이다. 영부인 낸시 리건 (Nancy Reagan)과 인터뷰를 주선한 대가로 일본 기자들로부터 현금 1천 달러와 시계 두 개를 받은 것이 문제가 되자 그가 한 말이다.
receive는 물리적으로 주는 것을 받는 행위 쪽에 무게를 둔 말이고, accept는 무언가를 받아서 자기 소유로 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말이다.
물리적으로 돈 보따리를 받은 게 확실하더라도 정신적으로 "내 것으로 챙기지 않았으니" 뇌물이 아니라는 논리이다.
불행하게도 리차드 알렌식의 논리가 안 통하면 재판까지 가게 될 것이다. 그 때는 다음과 같이 '딴청' 작전을 시도해 보시기 바란다.
At the height of a political corruption trial, the prosecutor attacked a witness.
정치적 부패 사건 재판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검사가 한 증인에게 다그쳤다.
"Isn't it true that you have accepted five thousand dollars in return for a favor?"
"당신이 특혜를 주는 대신에 5천 달라를 받은 것이 사실이 아닙니까?"
The witness stared out the window, as though he hadn't heard the question.
그 증인은 마치 그 질문을 못 들은 것처럼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Isn't it true that you accepted five thousand dollars to compromise the bidding ?"
"입찰에 부정한 개입하기 위하여 5천 달라를 받은 것이 사실이 아닙니까." The prosecutor repeated.
검사가 다시 물었다.
The witness still did not respond.
그 증인은 아직도 대답하지 않았다.
Finally, the judge leaned over and said, "Sir, please answer the question."
마침내 판사가 (증인석 쪽으로) 내려다 보며 말했다. "그 질문에 대답을 하시오."
"Oh," the startled witness said, "I thought he was talking to you."
"아," 깜짝 놀란 증인이 말했다. "저는 검사님께서 판사님께 질문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도 저도 안 되면 정직이 최선의 방법이다.
Lying makes a problem part of the future; truth makes a problem part of the past.
거짓말은 어떤 문제를 미래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고, 진실은 문제가 되는 것을 과거지사로 만드는 것이다.
<챙길 만한 영어>
receive : to take or accept something given.
accept : to take something that is offered, for example, a gift or payment.
at the height of .... 무슨 일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 한창 흥이 고조되었거나 사건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상태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At the height of Clinton's sex scandal ...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이 한참일 때 ...
height는 '높이'의 뜻이다. depth (깊이), leghth (길이), width (넓이) 등과 같이 기억해두면 편리하다.
trial : 재판. 우리말로는 '재판'을 '소송의 모든 과정'의 뜻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영어로 trial은 소송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실제로 판사 앞에서 양측의 변호가 증인을 출석시키고 진행하는 법정 절차를 말한다. trial은 전혀 다른 의미로 '시도'라는 뜻도 있다. trial and error는 이것저것 다해보고 답을 찿는다는 의미.
prosecutor : 검사. 미국의 경우 검찰권은 사안에 따라 연방정부, 주정부, 시정부가 따로 따로 행사한다. 따라서 검사의 호칭도 서로 다르다. 연방 검사는 US attorney, 주정부 산하로 각 카운티 (county) 소속 검사는 District Attorney, 시정부 소속 검사는 City Attorney라고 한다. 검찰총장은 Attorney General.
witness : 증인. 동사로는 see something happen.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보다는 뜻이다. 눈으로 보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eyewitness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미국 텔레비젼 뉴스 프로그램에는 eyewitness news라는 이름이 많다.
isn't it true that .... ? :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할 때 변호사들이 흔히 쓰는 말투다. 증인에게 오금 박듯, 엄숙하고 무서운 어조로 묻는다. 잘못이 없는 증인도 순간적으로 무언가 잘못을 했다고 느끼게 하는 말투다. "... 사실이 있죠 ?"
stare: 똑바로 뚫어지게 한참 동안 처다본다는 뜻. stare at .... 의 형식으로 많이 쓴다.
as though... : 마치 ...한 것처럼. 학교에서 영어 공부할 때 속 꽤나 썩이는 구문이다. 그 다음에 오는 문장은 과거 완료형인 것에 주의.
compromise : 이 말은 꼭 알아두도록. '타협'이나 '타협하다'의 뜻으로 가장 흔하게 쓰인다. 그러나 동사로 무언가 부정한 일로 무슨 일이나 가치를 떨어뜨리게 하거나 위험스럽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Don't compromise your integrity by telling half-truths"는 "반쪽 진실을 말해서 당신의 인격을 떨어뜨리지 말라"라는 뜻. 다른 예로는 This scandal could compromise his chances for reelection.
judge : 판사. 판사를 직접 부를 때는 Your Honor라고 호칭한다. 법정에서 판사는 왕이다. 변호사들은 Your Honor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판사에게 편지를 쓸 때는 Honorable이라는 칭호를 쓴다. judge는 동사로 '판단한다' 또는 '심판한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명사형은 judgment. Judgment라고 대문자로 시작하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최후의 심판. 영국식 스펠은 judgement이다.
lean over : 내려다 보기 위하여 몸을 궆히다. 판사석은 증인석보다 높다. 증인에게 말을 하기 위하여 판사가 상체를 구부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lean on이라는 표현을 알아두기 바란다. '누가 누구에게 의지하다' 또는 '어려울 때 누가 누구에게 의지하고 정신적인 격려를 받는다'의 뜻. You can always lean on me. 살아가면서 가장 듣고 싶은 말 중의 하나이다.
startle : 깜짝 놀라다. 토끼가 깜짝 놀라서 깡총 뛰는 상황을 연상하면 된다.
<필자 소개>
김지영 변호사
1951년 충남 공주 출생. 공주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 영어과 졸업. 코리아타임스 기자. 미국 남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 한국 아이비엠 근무,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교 경영학과 박사과정 수료. 캘리포니아주립 헤이스팅스 법과대학 졸업. Juris Doctor. 로스안젤레스 소재 오멜바니 앤드 마이어즈(O'Melveny & Myers)와 터틀 앤드 테일러(Tuttle & Taylor) 법률회사 근무. 현재는 로스안젤레스에서 LAW OFFICES OF JIYOUNG KYM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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