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의 '여성 재소자 비하 논란'과 관련해 당 윤리위원회가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사실이라면 적절한 행위라고 말할 수 없다. 윤리위원회로서는 자초지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본인의 이야기나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 본 다음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어떻든 윤리위에서 알아보는 것은 징계와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대로 알아보고 조치를 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17대 의원들, '거기'도 못 가니 사리가 나올 것"
논란은 지난 1일 당 지도부가 마련한 삼계탕 시식행사에 참석한 이재웅 의원이 자신의 청송감호소 방문계획과 자신의 수감 시절의 경험을 소개하는 가운데 "여성 재소자들이 창살 밖으로 가슴을 내미는 시늉을 자신의 양손으로 하며 창틀에 기대서 남성이 지나가면 '한번 줄까, 한번 줄까' 하더라"고 한 발언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촉발됐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17대 국회의원들은 예전에 비하면 다들 성자가 돼서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이라며 '골프도 못 치지, 자리 깔고 농성도 자주 하지, 성매매금지법으로 '거기'도 못가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에 앉은 한 의원을 가리켜 "K 의원은 특히 사리가 많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농을 던지면서 "술도 안 마시고 특히 '거기'에 가는 것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약 1년 동안 수감되기도 했던 이 의원은 부산지역의 한 TV방송국에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정책자문 교수단 활동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는 현재 한나라당 원내부대표와 전략기획위원을 겸하고 있다.
"형을 살았을 때 봤던 진풍경을 이야기한 것"
이 의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정치권에서의 비난도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김선미 부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 박계동 의원 등 성추문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도 이벤트성에 머물렀다"며 "(이재웅 의원의) 추태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 "올해 최연희 의원을 시작으로 박계동 의원, 이재웅 의원까지 계보를 잇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도를 넘는 천박한 성 의식과 윤리 의식의 배경에는 이를 방조한 한나라당이 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무궁화 특급호텔>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청송감호소에서 살다 온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쓴 책"이라며 "그 책에 나오는 재미있는 일화들을 소개하다가, 그와 연관지어 내가 서울구치소에서 형을 살았을 때 봤던 진풍경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7사'에 있었는데, 거기서 창 너머로 보면 여성 재소자들이 보인다"며 "여름에 더우니까 가슴을 드러내놓고 지나가는 남자들을 희롱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고, 단지 그런 경험을 있는 그대로 얘기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이 이 의원은 '거기에 못가 사리가 나올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긍정적으로 얘기한 것이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정말 열심히 일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최근 '대리징계'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강재섭 대표의 '김용갑 의원 감싸기'에 대해서도 "어느 당의 대표가 당원들이 잘못한 것을 가지고 이렇게 진지하게 국민들 앞에 사과한 것을 보았느냐.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강 대표가 이 사람들을 대신해서 사회봉사를 했다기보다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권고 차원, 정치적 압박의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이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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