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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계, '집안 단속' 발등의 불…"'월박'은 위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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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계, '집안 단속' 발등의 불…"'월박'은 위험한 선택"

박근혜-이재오 행보에 한나라당 '휘청휘청'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7일 "정권 교체를 했는데도 어려움이 많아져서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한 정부 비판 발언을 계기로 한나라당 계파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설도 집안 갈등의 씨앗이다.

이명박계이자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공성진 최고위원은 19일 '월박'(越朴: 친이에서 친박으로 넘어감), '복박'(復朴: 친박에서 친이로 옮겼다가 다시 친박으로 복귀), '주이야박'(晝李夜朴: 낮에는 친이, 밤에는 친박)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데 대해 "재미로 붙여진 것이 아닌가 싶다"고 일축했다.

공 최고위원은 이날 '김민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지금 정권이 출범한 지 일년이 채 되지 않고 앞으로 다음 대권 주자가 등장을 해서 분위기를 잡아가려면 최소한 2년 이상이 남아있다"며 "월박이다, 복박이다하는 현상을 목도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대통령의 권력이 아직 생생하고 정권이 출범한 지 채 1년도 안 됐는데 어떤 의원이 그런 위험한 선택을 하겠느냐"고 했다. 이명박계의 계파 이탈 러시에 대한 일종의 공개 경고장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와 같은 지도급 인사들이 확대당직자회의, 의원총회, 최고-중진연석회의 등을 활용하지 않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기 견해를 밝히니 엇박자가 나는 것처럼 보여진다"고 박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최고중진 연석회의가 가동되기 시작한 첫 날, 단 한 차례만 참석했다.

공 최고위원이 경고 시그널을 보내 '집안단속'의 다급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반면,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지금 확실히 '월박'이다, 이렇게 얘기할 어리석은 정치인은 아직 없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국회 대뷔한 초선들이 앞으로 4년 동안 자꾸 교감을 나누고 법안처리 과정에서 인연이 맺어지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대권구도가 2~3년은 지나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세는 박근혜라는 것이다.

허 최고위원은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일 위상이 높은 정치인 자리에 있는 박근혜 전 대표께 우호적인 말씀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인간의 인지상정 아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허태열, 이재오 복귀에 "이 어려운 난국에…"

이재오 전 최고위원 거취 문제에선 양측의 태도가 뒤바뀌었다.

공 최고위원은 "지금은 국회의원이 아니고 재야인사이기 때문에 당 밖의 부문에서 이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 종사하는 것이 적절다"며 "내각이 될 수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다"고 정치 복귀에 힘을 실었다.

그는 "정권의 성공을 반드시 이뤄야 되겠다는 소명의식 혹은 책임의식이 결여됐다는 내부 반성을 해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이 정권의 성공과 실패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이 전면에 포진한다면 좀 더 국민 속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도 그런 분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허 최고위원은 "인사권자의 재량이지만, 지금 이 어려운 난국에 이명박 대통령 리더십과 한나라당의 대국민 이미지에 (이재오 전 최고의 복귀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에 대한 판단의 책임 있는 분들은 현재 이명박 대통령과 소위 주류라고 이야기하는 그 사람들의 몫"이라며 불편한 시각을 표출했다.

그는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 주변에서 먼저 판단해야 될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행보에 민감

박 전 대표의 정부 비판 발언의 파장에 대해서도 양측의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공 최고위원은 "이 정부를 싸잡아 매도하기 위해서 그런 발언을 하신 것은 아니고 오히려 국민적 기대로 출범한 이 정권이 갑자기 몰아닥친 경제 위기로 인해 힘들어진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필요하면 전 정권의 인사라도 등용해야 한다"며 '탕평 인사'를 언급한데 대해서도 공 최고위원은 "한승수 총리 같은 경우도 지난 정부에서도 주요 요직을 많이 경험했던 분이고, 검찰총장은 지난 정부에서 임용된 분"이라며 "이런 것으로 봐서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정책이 기본적으로 탕평정책으로서 박 전 대표의 인사관과 같다"고 말했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생각이 비친 것이니까 (소신이 담긴 말이라고)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무게를 실었다. 그는 "그 내용 자체가 우리 국회에서 국정감사 기간 도중에 의원들이 쏟아낸 질의나, 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하는 이야기 그 수준을 벗어난 건 없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탕평인사'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국민들 보기에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 위주로 인사를 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런 차원에서 벗어나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허 최고위원은 또 "벌써 비보도를 전제로 한 간담회 자리에서 하신 말씀도 이렇게 보도를 해 버리니까 여러 가지 파장이 일어나지 않느냐"며 "박 전 대표가 당분간 행보를 자제하고 조용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는 21일 부산을 방문, 부경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수여한 뒤 측근들과 회동할 예정이어서 추가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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