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출자회사가 운영하는 수서발 KTX가 2016년 개통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매출액은 5120억 원 감소하고, 순 손실만 1078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 자체 평가 결과다.
<프레시안>이 민주당 박수현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코레일의 영향 분석 내부 문건에 따르면, 코레일은 연평균 매출 감소 및 순 손실을 이같이 예측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지난 5일 배포한 '수서발 KTX, 코레일 계열사로 민영화 종지부' 보도자료에서 이같은 '손실 규모 예측' 등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었다.
국토부와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논의한 내용이 담긴 이 문건의 '(국토부-코레일) 합의 결과 비교'에 따르면 "수서발 고속철도 노선 개통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철도공사의 경영이 악화될 경우에는 결산후 재정 지원, 선로사용료 조정 등 경영 지원책을 강구"한다고 돼 있다.
이는 불보듯 뻔한 코레일의 수천억 원 손실을 세금으로 메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수서발 KTX 설립 이후 "코레일의 영업 흑자 달성시 매년 10%씩 수서 법인의 지분을 늘릴수 있다"는 말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노선을 두고 두 개의 회사가 경쟁하는 '제로섬' 게임 상황에서 영업 흑자를 달성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코레일의 재정 건선성 강화'라는 목표도 희석될 수밖에 없다. 수서발 KTX 법인이 설립되면, 코레일에 또 다른 국민 세금이 투여될 수밖에 없는 '모순'에 빠지기 때문이다. 수서발 KTX 역시 코레일이 운영하면 이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별도 법인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이 문건에는 국토부가 철도 민영화와 직결되는 관제권의 환수를 코레일의 '출자 압박용'으로 사용했다는 정황도 나온다.
코레일은 이 문건을 통해 법인 설립을 거부하거나 코레일이 수서발 KTX 운영에서 배제될 경우를 가정하고 있었다. 이 문건에서 "고속철도 운송매출 5120억 원에 부채 비율 개선 기회를 상실"할 수 있으며 "정부 방침(정책) 미이행 파급 영향이 심화"돼 "경영평가, 자산환수, 관제권 이관 및 분할 가속회 등"도 손해를 볼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레일이 수서발 KTX 설립을 거부할 경우, 관제권 환수 등 코레일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 것. 관제권 환수는 코레일의 독점 영업 구조를 깨는 것으로 이어져 '민간 자본'의 유입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국토부는 올해 초 관제권 환수를 추진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딛히자 이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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