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1월 13일 자 뉴욕타임스가 '정치인과 교과서' 라는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인들의 친일 협력에 관한 내용이 축소 기술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친일 협력행위가 일본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는 내용의 새로운 교과서를 교육부가 승인하도록 지난 여름 밀어붙인 바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뉴욕타임스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들어 잘못된 주장을 한데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바"라며 "앞으로 뉴욕타임스 측에 대해 잘못된 사설과 관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기관도 아닌 언론사에서, 그것도 외교·안보 사안도 아닌 박 대통령의 역사 교과서 정책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국가의 외교안보부처인 외교부가 직접 나서서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적절한 조치인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 대변인은 "뉴욕타임스가 해외 언론이고, 그러한 점에서 이 사설의 내용이 잘못되었음을 엄중히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각) '정치인과 교과서(Politicians and Textbooks)'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바로가기) "일본의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자국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재·개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치적인 관점을 투영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
신문은 아베 총리의 경우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와 중국에서 벌어진 난징 대학살을, 박근혜 대통령은 친일 행위와 관련된 내용이 교과서에서 언급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들이 이러한 성향을 갖게 된 것에 대해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이 전쟁과 친일에 민감한 개인적인 가정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이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동맹국들은 아베의 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를 A급 전범으로 체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는 식민지 기간 중 일본군의 장교였다"면서 "교과서를 개정하려는 두 나라의 이러한 위험한 노력은 역사의 교훈에 훼방을 놓는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다음은 <뉴욕타임스>사설에 실린 주요 내용이다.
정치인과 교과서 (Politicians and Textbooks) 일본의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자국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재·개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치적인 관점을 투영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아베 총리는 문부과학성에 교과서를 통해 애국심을 고양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는 특히 세계 2차 대전을 기술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자신들의 수치스러운 역사가 교과서에서 제외되기를 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한국의 "위안부" 여성들과 관련한 사안들과 남경에서 일본 군대에 의해 벌어진 대학살을 교과서에서 제외시키고 싶어 한다. 비평가들은 아베가 일본이 전쟁 당시에 행했던 침략과 같은 (그가 보기에) 못마땅한 부분을 제거함으로써 위험한 국가주의를 조성하려 한다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교과서에서 일본의 식민주의와 식민지배 이후 남한에서의 독재를 어떻게 기술할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한국인들의 친일 협력에 관한 내용이 축소 기술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친일 협력행위가 일본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는 내용의 교과서를 지난 여름 교육부가 승인하도록 밀어붙였다. (오늘날 남한의 전문직들과 고위공무원 중 다수는 일본 식민주의자들과 협력한 사람들의 자손이다.) 학계, 노조, 교수들은 박 대통령의 뒤틀린 역사관을 비난했다.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은 전쟁과 친일에 민감한 개인적인 가정사를 갖고 있다. 일본이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동맹국들은 아베의 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를 A급 전범으로 체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는 식민지 기간 중 일본군의 장교였다. 그는 이후 1962년부터 1979년까지 한국의 독재자였다. 교과서를 개정하려는 두 나라의 위험한 노력은 역사의 교훈에 훼방을 놓는 위협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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