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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겁먹지 맙시다"…'장성택-이석기 동종 사건' 발언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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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겁먹지 맙시다"…'장성택-이석기 동종 사건' 발언 난타

[오늘의 조중동] <조선> "유시민, 북한에서 살 생각 있나"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 이 세력들(박근혜 정권)이 대북정책에 임하는 기본적인 태도다. (중략)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합리적인 대안이 나오는데 이데올로기에 눈이 가려서 비즈니스(현안)를 못 보는 것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3일 책<노무현 김정일의 246분>을 중심으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 협동조합 박인규 이사장과의 대담에서 한 말이다. 전·현직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지만,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이데올로기에 눈이 가려 현안을 못 보는 것'이라는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련 기사)

현재 보수 언론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의 '장석택-이석기 동종 사건' 발언은 이 같은 인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이명박근혜'로 이어진 국내 정치 곳곳에 '종북(從北)'으로 대변되는 이데올로기 싸움이 대통령을 현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정권 1년은 정치권과 노동자, 교사를 종북주의자로 모는데 여념이 없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5일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에서 "2013년 가장 두드러지게 기억나는 것은 '동종의 사건'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터졌다"며 "북에서는 장성택 숙청 사형이고, 남쪽에서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이다. 제가 보기엔 그건 같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동종의 사건이) 북에선 국가 전복 음모로 나왔고 우리식으로는 내란 음모"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세습'의 관점에서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남한의 박근혜 정권을 동일시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따옴표치고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다스리고, '반인반신(半人半神)'의 따님이 다스리고 있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또 '장성택 숙청'을 보도하는 북한의 <인민일보>·<조선중앙통신>과 '이석기 사태'를 보도하는 조중동 신문과 종편의 태도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선> "유시민, 북한에서 살 생각 있나"

이에 보수 언론과 새누리당은 일제히 발끈했다. 이들은 유시민 전 장관 개인에 대한 흠집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행사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사실에 친노 세력과 야권을 비난했다.

<조선>은 17일 자 사설 '유시민씨 "장성택·이석기 사건이 같다"니 北서 살 생각 있나'에서 '장성택 숙청'과 '이석기 사태'를 비교했다. 그러나 신문은 유 전 장관이 "장성택 사건을 보면서 우리 헌법이 명시한 가치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절감했다"는 말은 무시했다.

신문은 장성택의 경우, 판결문 어디에도 '무슨 죄를 지었는가'를 입증하는 제대로 된 증거가 하나도 없으며 장성택이 변호인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을 방어할 기회를 가졌는지도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처형까지 나흘, 상식 밖의 일이라는 것이다.

반면, 신문은 이석기 의원은 구속 수감될 때까지 수시로 기자회견을 열어 무죄를 주장했으며 20명이 넘는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석 달째 검찰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국가 체제 전복을 꾀한 종북주의자에게도 민주주의에 따른 법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은 "유 씨는 이걸 보면서도 두 사건이 같다고 했다"며 '동종 사건'이라는 유 전 장관의 말에 설득력이 없음을 나타냈다. 신문은 이어 "유 씨는 이석기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1등 공신"이라며 '종북' 정당으로 낙인 찍힌 통합진보당 탄생에 유 전 장관이 기여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한 <조선>은 유 전 장관의 발언을 빌미로, 야권의 국가관을 거듭 문제 삼았다.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에는 '국정원 음모론'을 퍼뜨리며 즉각 반응했지만, '장성택 숙청'에 대해서는 사흘 만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신문은 "야권 인사들의 이런 발언과 태도는 그들이 우리 국민과 동떨어진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며 "국민과 다른 세상에 살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표(票)를 달라고 할 건지 그게 궁금하다"고 말했다.

<동아> 역시 같은 날 사설 '장성택 숙청과 이석기 사법처리가 같다는 유시민의 궤변'을 통해 유 전 장관이 "장성택 사건과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한 통진당의 이석기 구속 사건을 같다고 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고 주장했다. 반인륜적인 처형 방법을 동원해 2인자를 숙청한 사건과 다수 변호사의 변론을 받으며 1심 공판을 19차례나 진행하고 있는 사건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어 신문은 유 전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을 "'반인반신의 지도자'라는 분 따님"이라고 비아냥거렸다며 "국민이 선출한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북한 세습 독재자를 동렬에 놓고 비꼰 것은 상식을 한참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장성택-이석기' 사건뿐 아니라, '김정은-박근혜' 비교도 비상식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장관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친노 세력을 싸잡아 비난했다. 홍 사무총장은 "유 전 의원의 발언을 접한 국민들은 통합진보당이나 친노나 '초록은 동색'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민들 머릿속에는 친노는 폐족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사회에서 말만 했을 뿐… 겁먹지 맙시다"

<중앙>은 유시민 전 장관의 '장성택-이석기 동종 사건' 발언이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며, 17일 유 전 장관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자신의 발언은 "오히려 우리가 북한과는 최대한 달라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비슷하게 보이는 일에 대해 지식인으로 걱정돼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말이 틀렸다고 생각되면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격조 있게 논쟁을 해야지 왜 화부터 내는지 민망하다"며 '이북식으로 총살시켜 버려야 한다'는 트위터 반응처럼 "이러지 말자는 것"이 발언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발언을 친노 세력 또는 민주당과 연계하는 것과 관련해 유 전 장관은 "개인 유시민의 발언"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일개 시민의 말 한마디에 막강한 집권세력이 왜 그렇게 발끈발끈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개인이) 자유사회에서 말만 했을 뿐인데", 새누리당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일침이다.

'이석기 의원에게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나하고 의견이 다르다고 저런 식으로 몰아가는 건(종북 몰이) 옳지 않다"며 우리 사회가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새해엔 겁먹지 말자"며 박근혜 정권이 북한의 공포 정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주지했다.

유 전 장관은 16일 자신의 트위터(‏@u_simin)에 "대구에서 어머니가 전화하셔서 무섭다고, 아무 말도 하지 마라"고 하신다며 "공포 바이러스가 많이 퍼진 모양"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국민들이 대개 박정희 대통령을 '박통'이라고 불렀다며, 자신이 전날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들 '박통 2세'라고 호칭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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