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전회 경제개혁안에는 중요한 금융부문 개혁안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예금보험제도 △금융기구 대내외 개방 △런민비 환율시스템 시장화 △금융기구 파산퇴출시스템 구축 △런민비 자본수지계정 개방 등이다. 이들 개혁 목표들은 중국정부가 줄곧 개혁하고자 노력했지만 이번 3중전회에서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기한을 설정했다. 과거 경제금융 개혁안의 경우 목표만을 설정하고 실현기한을 정하지 않은 것과 비교되는 특징이다. 특히 '2020년까지 런민비 태환자유화를 완전히 시행하겠다'는 선언을 주목해야 한다.
▲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참석한 중구구 5세대 지도부. 가운데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다. ⓒ신화=연합뉴스 |
자본수지계정 완전개방화로서 런민비 태환자유화란 런민비를 사용하는 모든 대내외 금융거래에서 정부 제한을 철폐하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외국인에게 제한되었던 증권, 채권, 국채, 투자 등에 대한 거래제한을 철폐하여 런민비를 사용한 중국 국내외 모든 금융거래를 자유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개혁조치를 2020년까지 완성하겠다고 한다.
이는 2020년 이후에 런민비가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통용되는 화폐가 된다는 의미이다. 런민비 자본수지계정 개방을 통해 국제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 각지에서 런민비를 자유롭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런민비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과 역외거래 거점이 필요하다. 현재 중국 인민은행과 각국 중앙은행간 협정이 체결된 30여 개 국가 및 지역을 중심으로 런민비 역외거래 거점을 확대하여, 런민비 태환자유화 조치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7년 후에는 런민비가 국제통화로서 작용할 대내외 시스템과 시장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중국정부가 갖고 있던 기업에 대한 간섭, 인허가, 비준 등에 관한 권한을 감소시켜 시장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제 부문 개혁, 중앙 및 지방 정부의 가격 결정 등 간섭권한을 축소하여 시장자유화를 확대하겠다는 의미이다. 정부가 간섭하던 기업 설립, 운영, 가격 결정 권한 등을 감소시켜 시장과 기업 역할을 강화하고 기업경영의 공간을 넓히겠다고 한다. 국영기업의 독과점 부문을 감소시켜 민간기업의 성장발전 공간을 확대해 중국경제 및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문명, 환경보호 원칙도 강조했다. 이 같은 원칙의 개혁으로 중국공업기업들의 오염물질 배출이 감소하겠지만 공업기업들에 경영부담을 가중시키고 중국공업경제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시장자유화 확대, 내수시장 활성화, 대외개방 확대, 도시경제 활성화, 세제 개편을 통한 세 수증가 등 경제구조 개혁을 통해 안정된 경제발전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정부가 결의한 '경제개혁과 대외개방 확대'의 중요한 의미를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중국은 당(黨)이 원칙과 목표를 결정하고 행정부인 국무원이 이를 실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국가이다. 시진핑 체제 중국공산당 중앙이 앞으로 10년의 개혁정책 방향을 분명히 제시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이 죽의 장막을 걷고 개혁개방을 선언했던 1978년의 11기 3중전회에 비견될 중요한 회의"라고 말한다. 앞으로 10년 뒤 중국의 경제사회 구도가 크게 변화할 것이다.
중국의 대외개방과 시장자유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한국정부는 한중 FTA의 조속한 타결로 고부가가치산업에서 한국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또한 중국자본의 해외진출도 개방되고 자유화될 것이다. 중국자본의 한국 투자유치를 위해서도 한중 FTA로 길을 터줘야 한다.
한중 FTA 체결 후에는 양국 중소기업들의 교류가 확대될 것이다. 대기업은 충분한 인력, 기술, 자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장애요소를 뛰어넘어 기업경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작은 규범·비규범 장벽에도 기업 활동이 크게 영향 받는다.
양국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상호진출, 무역거래, 경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규범 및 비규범 장애를 찾아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 98년 금융위기를 통해 고도의 기업 청산 관련 법제와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중국은 아직도 기업 퇴출 청산관련 법제 및 시스템이 완전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중국진출 한국기업들이 탄력적인 기업경영과 진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이제야 기업청산제도 구축이 중국경제 및 시장 안정화에 유리함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정부와 관련 기구를 설치하여 양국 중소기업들이 활발히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범 및 비규범 장벽을 제거하여 자유로운 기업경영의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
시대와 상황 변화에 대한 편견 없는 판단이 중요하다. 중국은 우리와는 다른 정치사회시스템을 갖고 있다. 화법(話法)과 정치사회 구조가 우리와 다르다 해서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실천력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제18기 3중전회'의 경제개혁 선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30여 년 동안 수많은 외부의 질시와 폄훼(貶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개혁과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전 국토의 모든 사회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뒤집어 고치고 다듬고 있다. 공산당 집권체제 하나만 빼고 모두를 바꾸고 개선할 기세이다. 제18기 3중전회가 내놓은 결의에서 개혁과 실천의 비장함이 느껴진다.
*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홈페이지에서도 '한중관계브리핑'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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