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대표단 뤽 쿼터벡(Luc Cortebeek) 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19차 이사회에서 "한국 정부가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은 노조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의 거듭된 권고를 어기고 아무런 근거 없이 전교조를 법외 노조화했다"는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대표단은 "한국 정부가 계속해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노동 관계법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만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노동기본권 상황에 대한 감시를 시급히 재개해야 한다"며 "1996년 OECD를 가입하며 '결사의 자유와 단체 교섭 등의 권리에 대한 법률을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정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한 약속을 분명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노동자 대표단은 ILO 회원국 정부와 사용자를 향해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교사의 기본권을 공격함으로써 순식간에 반(反)노조 성향을 입증했다"며 "한국 정부가 즉시 국제법에 따른 책임을 다하고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복원하도록 한국 정부에 압박을 가해줄 것"을 촉구했다.
고용노동부가 전국공무원노조의 설립 신고서를 네 차례에 걸쳐 반려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동자 대표단은 "최근 한국 정부가 공무원 노조 설립 신고를 또 반려한 것에 대해서도 규탄(긴급 개입)했었으나, 박근혜 정부는 ILO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전교조는 "만행에 가까운 정부의 교원 노조 탄압에 대해 국제 사회의 비난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OECD 회원 자격 문제가 국제 사회에서 더욱 공론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LO 이사회는 정부 대표 28명, 노동자 대표 14명, 사용자 대표 14명으로 구성된 의사 결정 기구로, 1년에 3차례(3월, 6월 10월 또는 11월) 개최된다.
▲ 국제노동기구(ILO)가 10월 31일(현지 시각) 채택한 한국 정부 규탄 성명서 일부. |
앞서 ILO는 지난달 1일에도 고용노동부에 서한을 보내 "해직자들에게 노조원이 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법률 조항은 결사의 자유 원칙과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것"이라며 '긴급 개입(urgent intervention)'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긴급 개입은 9월 25일 국제교원단체총연맹과 국제노동조합총연맹의 요청에 다른 것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7개월 만에 세 번째로 나온 긴급 개입이었다.
ILO는 정부가 전교조 설립 취소를 위협했던 지난 3월과 공무원노조 설립 신고서를 반려했던 지난 8월에도 정부에 서한을 보내 긴급 개입한 바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ILO가 한 해에 동일한 사안으로 두 번 이상 긴급 개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6월 12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02차 ILO 총회에 참석, 기조 연설을 통해 현 정부의 고용률 70퍼센트 달성 정책을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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