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방송은 28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초청자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마니바드라힌 간볼드 북한 주재 몽골 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양국은 이번 방문을 통해 나진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륙국가인 몽골은 석탄 등의 지하자원을 수출하고 물자를 들여오는 데 활용할 항구가 필요하다. 북한은 나진·선봉경제특구를 국제적 물류기지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항구가 필요한 몽골과 나진항을 발전시키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은 그동안 나선경제특구에 협력할 나라로 러시아, 중국과 함께 몽골을 꼽아왔다. 몽골의 나진항 진출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것이다. 몽골 역시 나진항으로의 진출을 꾸준히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들어맞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 등 강대국의 틈에 끼어 국제사회로부터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몽골이 동아시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시도로 북한과 접촉을 추진,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국제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국제적 고립 상황을 타파할 뿐만 아니라 외자 유치에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대외에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제1위원장과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정상 회담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4년 김정일 체제 때도 나차긴 바가반디 당시 몽골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만났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북한 헌법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외국 정상들이 김영남 현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것으로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는 경우도 있다.
북한-몽골 사회주의 국가로 우호관계 깊어 북한과 몽골은 지난 1948년부터 사회주의 국가로서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북한은 올해가 양국 수교 65주년이 되는 해임과 동시에 김일성 전 주석이 몽골을 방문한지 25주년이 되는 해라고 선전하고 있다. 김일성 전 주석은 지난 1956년과 1988년 몽골을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동구권의 몰락과 한국-몽골의 수교 이후 북한과 몽골의 관계는 다소 악화됐다. 특히 북한은 지난 1999년 몽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주몽골대사관을 철수시킨 바 있다. 그러나 2002년 북한-몽골 간 「신우호협력 의정서」 채택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고 이어 2003년 몽골 총리, 2004년 몽골 대통령이 잇따라 북한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는 호조세로 돌아섰다. 이후 2007년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몽골을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교류협력을 지속해오던 양국은 2013년 들어 접촉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몽골은 나진항과 북한의 노동자를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북한은 농지를 임대하고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수입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주요 인사들은 올해 총 6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28일 '친선의 정을 안고 오는 사절'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방북을 환영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엘벡도르지 대통령을 맞이하는 평양은 환영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며 "이번 방문은 우리 이민에 대한 몽골인민의 따뜻한 정과 신뢰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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