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발언 유감"이라던 헌재, "재정부 접촉 문제 없다"

"이해관계 기관이라는 법이 잘못 된 것"

13일 오후 국회 법사위는 헌법재판소 예산안 심사 자리에서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의 '헌재 접촉'을 집중적으로 따졌지만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일부 위헌 결정이 난 이후라 맥빠진 상태에서 진행됐다.
  
  민주당은 박지원 의원 등이 "이해관계 기관을 만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지만 한나라당 의원과 하철용 헌법재판소 사무청장은 "조사 차원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 같은 논란은 박 의원의 질문에 하 처장이 "(강 장관은 종부세 관련) 주무장관인데 그것이 이해관계인이라는 것은 적절치 않고 공익과 관련된 국가기관이 맞다"고 답한데서 시작됐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에 대해 "현재 법에 기획재정부는 '이해관계 기관'으로 돼 있다"고 말하자 하 처장은 "법률상 기획재정부는 이해관계 기관이지만 실재로는 공익 국가 기관"이라며 "법 해석의 문제"라고 받아쳤다.
  
  이에 박 의원이 "이해관계기관이 명백하고, 이해관계 기관이면 의견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 대면을 하면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지만 하 처장은 "현재 법률 규정이 부적절하다"며 "법을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박 의원은 "법에 따라 만나지 말아야 하는데 사무처장은 편의대로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해석한다"고 지적하며 "이해관계 기관은 의견서만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범죄인이 판사를 만날 수 있다는 해석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하 처장은 "민사재판 이해관계인과 헌법재판의 이해관계기관은 다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헌법 연구관은 제도상으로 법관도 아니고 연구원일 뿐"이라며 "연구원에 대한 서류 제출이나, 연구원의 자료 수집 등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하 처장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홍 의원은 "여러 의원들이 지적했듯이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앞으로 의견서 제출 방법을 제한하거나 기준을 정하는 등의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영선 의원은 "노무현 탄핵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재판 당시 변호사 문재인이 법무부 장관 강금실을 만났는데 한나라당이 정말 난리가 났다"며 "이번 사건도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헌재의 이같은 '독야청정'한 자세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지만 헌재는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강만수 장관 발언 의혹을 따지는 특위가 오는 14일 헌재 방문을 결정했지만 헌재는 '당일 오전 9시 까지 답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우에 따라선 '문전박대'도 하겠다는 뉘앙스다.